13년 전 야구 금메달리스트가 4명의 후배들에게 전한 말

입력 2021-07-08 16:4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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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규. 스포츠동아DB

한국야구는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전승 우승의 신화를 만든 바 있다. 당시 야구대표팀이 만든 가장 인상적 경기 장면 중 하나는 단연 일본과 준결승전이다. 6-2 승리를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자신의 글러브 속로 넣은 우익수는 감격에 겨워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숙였다.


TV 중계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본 한 야구 꿈나무는 온 동네에 야구대표팀의 우승을 자랑하고 다녔다. 그리고 프로선수로 성공해 언젠가는 자신도 저 무대에 설 것이라는 투지를 불태웠다.


공교롭게도 13년 뒤, 전혀 인연이 없을 것 같던 둘이 한 팀에서 만나 프로생활을 하고 있다. 바로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6)와 어느덧 국가대표로까지 성장한 이정후(23·이상 키움 히어로즈)의 얘기다.


이정후는 도쿄올림픽 대표팀 발탁 후 “이용규 선배님이 베이징올림픽 준결승에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그에게는 어린 시절 가장 감명 깊게 본 국가대표팀의 경기 중 하나였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 팀에서 만나게 된 둘은 나란히 주전 외야수로 고척스카이돔을 누비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꿈나무가 올림픽 무대를 누비는 모습을 선배 이용규가 지켜보게 됐다.


이용규는 이정후를 비롯해 키움 소속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조상우(27), 한현희(28), 김혜성(22)에게 뼈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을 건넸다. 함께 도쿄로 향할 순 없지만, 동생들에게 어떻게든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이용규는 “올림픽은 워낙 큰 무대 아닌가. 그 곳에 가면 사실 선수들이 알아서 열심히 하게 된다. 분위기 자체가 그렇게 형성된다. 한국선수들은 국제무대에 가면 보이지 않는 힘이 생기기도 한다”며 자신의 대표팀 시절을 떠올렸다.


후배들이 무엇인가를 얻어서 돌아왔으면 하는 바람도 밝혔다. 이용규는 “올림픽이란 선수에게 굉장히 좋은 경험이 쌓이는 곳이다. 훌륭한 선수들과 함께 지내다 보면 자신이 프로선수임에도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부분을 깨우치게 되기도 한다. 국가대표팀에서 보고 느끼는 건 정말 다르다”고 말했다.


키움은 이번 대표팀에 선수를 4명이나 보내는 팀이다. 선수 하나하나가 모두 중요한 보직을 맡아 대표팀의 기둥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림피언, 그것도 금메달리스트의 조언만큼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이용규의 한마디는 과연 이들에게 어떤 긍정적 효과를 미칠까. 최상의 시나리오는 단연 팀 내 5명의 금메달리스트 탄생이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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