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위도우’ 흥행 파워…코로나도 이길까?

입력 2021-07-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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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칼릿 조핸슨이 주연한 영화 ‘블랙 위도우’의 한 장면. 감염병 사태 속에서 1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의 흥행 추이가 주목된다. 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오늘부터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극장가 다시 위기

전국 상영관 절반이 수도권에 있어
7시30분, 8시로 마지막 상영 해야
‘100만명↑’흥행세 앞으론 불투명
28일 개봉 앞둔 ‘모가디슈’도 한숨
할리우드 슈퍼히어로가 또 다시 한국 극장가에서 강력한 흥행의 힘을 과시했다. 하지만 감염병의 거센 확산세라는 장벽이 다가서면서 긴장의 고삐를 놓지 못하게 됐다. 감염병 사태 속에서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는 대작들이 잇따라 개봉을 앞두고 있어 더욱 그렇다.

‘블랙 위도우’ 흥행의 힘, 그러나…
7일 선보인 ‘블랙 위도우’가 4일 만인 10일까지 전국 누적 101만5000여명(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7일 오후 5시 개봉한 점을 감안하면 흥행 파워를 짐작케 한다. 특히 토요일인 10일 43만여명에 이어 일요일인 11일에도 엇비슷한 규모의 관객을 동원했을 것으로 추산돼 그 힘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같은 흥행세가 유지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11일 0시 기준 전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324명으로, 9일 이후 사흘 연속 1300명대를 기록하면서 12일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극장이 밤 10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파른 수도권을 대상으로 정부가 12일 0시부터 25일 밤 12시까지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를 적용함에 따른 조치이다.

이는 ‘블랙 위도우’의 흥행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국 571개 상영관·3239개 스크린·48만246개 상영관 좌석 가운데 절반가량인 각각 261·1574개·141409개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블랙 위도우’ 등 각 상영작의 상영횟수 자체가 줄어드는 탓이다. 한 극장 관계자는 “밤 10시 영업제한 조치로 오후 7시30분이나 8시께 각 영화의 마지막 회차 상영을 해야 한다”면서 “그만큼 관객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무로·극장가, 다시 위기감
‘블랙 위도우’는 그동안 두터운 관객층을 형성하며 대규모 흥행의 힘을 발휘해온 ‘어벤져스’ 시리즈 등 마블스튜디오의 새로운 슈퍼 히어로물로 극장가의 큰 기대를 모아왔다. 할리우드 영화와 때마다 경쟁해온 한국영화계 역시 코로나19 이전 시절과는 달리 내심 흥행을 바라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극장 관객이 크게 줄어들면서 존폐 위기가 찾아왔기 때문이디.

하지만 최근 코로나19의 거센 확산세는 기대감을 물거품으로 만들 우려를 키운다. 5월 ‘분노의 질주:더 얼티메이트’를 시작으로 ‘크루엘라’ 등 일부 할리우드 영화와 100만 관객을 넘보는 ‘발신제한’ 등 한국영화의 선전으로 다소 활력을 되찾는 듯했지만 위기감이 다시 찾아온 분위기이다.

28일 ‘모가디슈’와 ‘방법:재차의’, 8월11일 ‘싱크홀’, 역시 8월로 잠정 개봉 일정을 확정한 ‘인질’ 등 한국영화 기대작의 앞날도 예측할 수 없게 됐다. 각 영화의 제작진은 감염병 사태의 어려움 속에서도 개봉을 예정하며 다양한 홍보프로모션을 펼쳐왔다. 특히 ‘모가디슈’와 ‘싱크홀’ 등 일부 대작은 극장이 제작비의 절반가량을 보전해주는 방식의 지원을 받기로 한 만큼 다시 일정을 연기하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한 투자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기를 바라면서 사태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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