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나온 팀들의 수장이 이끄는 2021 올스타전

입력 2021-07-13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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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이동욱 감독(왼쪽), 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1년 넘게 공들여 쌓은 KBO리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둑이 채 열흘도 안 되는 기간에 허물어졌다. 방역에 실패한 충격과 더불어 그 후 벌어진 상황까지도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KBO는 1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13일부터 18일까지 예정됐던 전반기 막판 30경기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가운데 밀접접촉자(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된 인원이 두 팀 모두 60% 이상이라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이 확정되자 야구팬들과 현장 관계자들의 분노는 폭발했다. 일관성 없는 KBO의 결정, 기존 매뉴얼을 무시한 이번 사태에 대해 리그의 공정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KBO리그는 19일부터 올림픽 브레이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이번 30경기 순연 결정에 따라 두 구단의 밀접접촉자들은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될 다음달 10일까지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벌었다. 온전한 전력으로 후반기 레이스에 참가할 수 있는 ‘특혜’를 얻은 것이다.

올해 초 KBO가 만든 매뉴얼에 따르면, ‘인원수와 상관없이 구단은 대체선수들을 투입해 리그 일정을 정상 진행한다’고 명시돼있다. ‘리그 정상 진행에 중대한 영향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긴급 이사회를 요청할 수 있지만, 그만으로는 이번 중단 결정에 힘이 실리기 어렵다. 확진자가 나온 구단들이 대체선수들을 활용하려는 최소한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리그 중단 얘기부터 꺼냈기 때문이다.

백번을 양보해 야구팬들의 안전을 위해 지금의 결정이 내려졌다 해도,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KBO의 행보가 있다. 바로 무관중으로 열기로 한 2021 올스타전이다.

KBO는 리그 중단이라는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와중에도 올해 올스타전 개최만은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 24일 고척스카이돔에 열릴 올스타전에는 10개 구단 선수들이 모인다. 방역에 비상이 걸린 마당에 10개 구단의 주축들을 한 곳에 불러 모으는 것이다. 또 나눔, 드림 올스타 지휘봉을 잡을 감독들은 이번에 확진자가 나온 구단들의 사령탑이다.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자면 좀더 신속하고 과감한 결정이 필요한 때다.

KBO 관계자는 13일 “올스타전은 24일에 열린다. 밀접접촉자들의 자가격리가 해제된 이후의 시점이다. 올스타에 나올 선수들 대부분도 국가대표 예비 엔트리 승선으로 백신을 맞은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가능성에 대해 다시 논의를 하고 있다. 많은 팬 분들께서 올스타전을 위해 투표를 진행해주셨다. 신중하게 결정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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