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50% 먼저 지급”…극장가 아름다운 ‘통 큰 양보’

입력 2021-08-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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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가디슈’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코로나 맞서 극장-배급사 상생 약속
모가디슈·싱크홀 흥행에 조기 달성
“백신의 빠른 보급과 맞물려 한국영화 개봉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관객의 더 큰 성원과 사랑을 기대한다.”

올해 6월 CJ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 등이 소속된 한국상영관협회가 내놓은 바람이다. 당시 한국상영관협회는 투자배급사와 극장 티켓 매출의 절반씩 나눠온 종전의 ‘부율’과 상관없이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해당 매출이 총 제작비의 50%에 닿을 때까지 전액을 각 투자배급사에 먼저 주겠다고 밝혔다. 최근 두 영화가 실제로 이를 넘어서는 매출을 거두면서 영화계와 극장가의 ‘상생’에 대한 바람이 성과로 이어졌다.

24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모가디슈’는 7월28일 개봉 이후 이달 23일 현재까지 누적 269억2600여만원의 누적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달 11일 선보인 ‘싱크홀’은 166억72000여만원이다. ‘모가디슈’의 총 제작비는 255억원, ‘싱크홀’은 145억원 가량이어서 각 절반의 규모는 170∼180억원과 75∼8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를 기준으로 두 작품은 각각 이달 초순과 중순께 “제작비 50% 보전” 규모를 넘어섰다. 관객수 기준으로는 ‘모가디슈’ 175만여명, ‘싱크홀’은 90∼100만여명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각 극장과 투자배급사는 이후부터 종전대로 티켓 수입의 절반씩 나누고 있다. 감염병의 거센 확산세에 맞서 극장의 ‘통 큰’ 양보와 한국영화계의 잇단 새로운 콘텐츠가 실질적인 힘을 발휘한 셈이다.

한국IPTV방송협회(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와 홈초이스(케이블TV VOD) 등 2차 부가판권 업체들도 극장 동시 공개나 극장 개봉 이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선보이는 영화에 대해 기존 분배율보다 최대 20%포인트 많은 정산금을 준다고 밝혔다. 이 같은 지원 속에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손익분기점이 낮아져 이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관객수 기준으로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손익분기점은 각각 누적 300∼350만명과 200만명으로 추산된다. 23일 현재까지 ‘모가디슈’는 누적 281만여명, ‘싱크홀’은 169만6000여명을 동원했다. 평일 평균 각각 3만여명과 4만5000여명을 불러 모으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CJ CGV 황재현 커뮤니케이션팀장은 24일 “극장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총 제작비의 50%를 보전해주고, 두 영화가 이를 넘어서면서 극장의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병 확산에도 한국영화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면서 ‘기적’과 ‘보이스’ 등 추석에도 기대작이 개봉해 ‘쌍끌이 흥행’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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