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최정.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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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최정(34)은 올 시즌 강력한 홈런왕 후보 중 한 명이다. 6일까지 26개의 아치를 그리며 이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2016년(40개), 2017년(46개)에 이어 또 한번 홈런왕에 도전 중이다.

KBO리그 역사상 4명뿐인 ‘6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데 이어 개인통산 3번째 홈런왕 타이틀까지 거머쥔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올 시즌 특히 주목받는 점은 홈런의 순도다. 승부처에서 터지는 홈런 한 방은 야구의 꽃이다. 최정은 결정적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10개 구단 타자들 중 가장 많은 7홈런을 때려냈다. 같은 상황에서 타율도 0.340에 달한다. 소위 ‘영양가 높은’ 홈런과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결승타(11개)에서도 리그 2위다. 1일 인천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3-4로 뒤진 8회말 터트린 역전 결승 만루홈런이 대표적이다.

승부처에 강한 홈런타자는 상대 배터리 입장에선 공포 그 자체다. 특히 후반기 들어 그 본능이 더욱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시선이 쏠린다. 최정의 후반기 타율은 0.242로 전반기(0.299)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안타수(16개) 대비 장타(9개)의 비율은 리그 평균(29.3%)의 2배에 가까운 56.3%고, 장타 대비 홈런(6개)의 비율은 무려 66.7%다. 타율은 높지 않지만, 정타가 나오면 득점으로 직결될 수 있기에 여전히 위력적이다. 후반기 득점권 성적도 타율 0.357(14타수 5안타), 3홈런, 15타점으로 높다.

SSG의 강력한 타선도 최정의 위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다. 상대 배터리가 최정을 넘더라도 최주환, 한유섬 등 장타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최정과 승부를 피하기도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그러나 여전히 최정에게 만족은 없다. 6년 연속 20홈런의 대기록을 달성한 뒤에도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잘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기복이 있겠지만, 큰 슬럼프 없이 잘 해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고만 했다. 1일 NC전 역전 만루홈런 후에도 “공이 들어올 때 계속 망설이는 타격을 했다. 한 번의 스윙도 과감하게 돌리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되고 있다”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만큼 완벽한 타격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확실한 사실은 최정의 활약이 팀의 승리를 불러왔다는 점이다. 그의 남다른 책임감도 여기에 단단히 한 몫을 한다. 발군의 홈런 순도와 해결사 본능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최정이 SS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천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