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 품은 신동빈, 신사업 추진에 속도낸다

입력 2021-09-12 1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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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을 내세워 한샘 지분 인수에 단일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에 위치한 한샘리하우스 매장. 사진제공 l 한샘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을 내세워 한샘 지분 인수에 단일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한다. 사진은 롯데백화점 부천중동점에 위치한 한샘리하우스 매장. 사진제공 l 한샘

롯데쇼핑, LX하우시스와 격전 끝에 ‘한샘 인수전’ 최종승자로
2995억 원 출자, PEF 참여 확정
공격적 물밑 작업으로 인수 의지
홈 인테리어 시장 성장 가능성 커
계열사와 가구인테리어 협업 기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국내 1위 가구·인테리어 업체 한샘을 품었다. 롯데쇼핑이 한샘 지분 인수에 단일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것으로, 41조 원에 달하는 가구·인테리어 시장 공략을 필두로 향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샘 지분 인수에 단일 전략적투자자로 참여

롯데쇼핑은 9일 이사회에서 한샘 지분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퀴티(IMMPE)의 신설 사모투자펀드(PEF)에 2995억 원을 출자하기로 결의하고, IMMPE에 출자 확약서를 제출했다. 10일 오전 IMMPE는 롯데쇼핑의 PEF 참여를 확정했다.

IMMPE는 7월 한샘의 최대 주주인 조창걸 명예회장과 특수관계인 7명이 보유하고 있는 보통주(30.21%) 및 경영권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설립하는 PEF에 대한 전략적투자자를 모색해 왔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은 LX하우시스와 접전을 벌인 끝에 최종 승자가 됐다.


LX하우시스는 3000억 원 규모의 출자를 결정하며 한샘 인수에 강력한 의사를 드러냈지만, IMMPE가 롯데쇼핑을 선택하면서 롯데쇼핑이 단일 전략적투자자로 참여하게 됐다. 경영은 당분간 IMMPE가 맡고, 롯데쇼핑은 전략적 제휴를 통해 시너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한샘 경영권에 대한 우선 매수권을 보장 받은 만큼 향후 IMMPE가 투자금 회수를 위해 한샘을 매물로 내놓은 시점에 경영권을 넘겨받을 수 있다.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사옥. 사진제공 l 한샘

서울 상암동에 위치한 한샘 사옥. 사진제공 l 한샘



계열사 내 여러 사업과 시너지 효과 기대
신 회장이 한샘 인수에 나선 것은 급성장하고 있는 가구·인테리어 시장의 가능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가구·인테리어 시장 규모는 2000년대 중반부터 매년 8%씩 성장해 지난해 41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시장 규모는 6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경쟁사인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이 각각 리바트와 까사미아를 보유하고 있는 반면 롯데그룹은 가구 브랜드가 없는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롯데쇼핑의 온·오프라인 유통망, 롯데하이마트, 롯데건설 등 계열사 내 여러 사업과 시너지를 내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앞서 롯데쇼핑이 한샘과 손잡고 롯데백화점 내에 한샘디자인파크와 한샘리하우스 등 다양한 체험형 리빙 매장을 선보인 것처럼,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는 리빙 전문몰로 특화할 수 있다. 또 롯데하이마트와 롯데건설은 인테리어와 연계해 가전과 인테리어의 협업, 빌트인 가구 등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롯데쇼핑 측은 “최근 홈 인테리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한샘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하고 상품, 콘텐츠, 집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향후 한샘과의 협업을 통해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 여러 분야에서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성장 동력 확보 위한 인수합병에 속도낼 듯

업계에서는 이번 한샘 인수를 계기로 신 회장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7년 롯데지주 설립 이후 계열사 투자와 분할, 합병 등을 통해 지배구조 개편에 집중해 왔다면 이제는 인수합병을 통한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해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를 찾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 회장은 7월 1일 하반기 VCM(구 사장단 회의)에서 “실패보다 더 나쁜 것은 실패를 숨기는 것, 그보다 더 나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 실패조차 없는 것”이라며 각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미래 관점의 적극적인 투자와 과감한 혁신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번 한샘 지분 인수에서도 공격적인 면모를 드러냈다. LX하우시스가 3000억 원 출자로 가세한 각축전에서 공격적으로 물밑 작업을 벌이며 강한 인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또 그룹 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혁신실에 헬스케어와 바이오팀을 신설하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조인트 벤처 설립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신사업 추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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