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본 ‘오징어게임’ 신드롬

입력 2021-09-2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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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218번’ 박해수와 ‘456번’ 이정재(오른쪽)는 각자 1억원의 ‘목숨값’으로 456억원의 상금을 쟁취할 수 있을까. 사진제공|넷플릭스

6: 생사 가른 추억속의 6개 놀이
200: 제작비 200억 게임공간 눈길
010-3348-XXXX: 전화 피해 소동
넷플릭스가 17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190개국에서 공개한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신드롬급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6일 OTT(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랭킹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은 한국, 미국, 영국, 독일 등 40여개국에서 ‘가장 많이 본 TV 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이에 힘입어 글로벌 1위에도 올랐다. 대체 어떤 힘이 전 세계 TV 시청자와 온라인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것일까. ‘오징어게임’은 감당할 수 없는 빚에 허덕이며 ‘지옥’ 같은 일상에 빠진 456명의 사람들이 1인당 1억원의 ‘목숨값’을 합친 총 456억의 상금을 얻기 위해 목숨을 내건 게임을 벌이는 이야기이다. 게임이 진행될수록 줄어드는 참가자 수, 그만큼 쌓여가는 상금 액수…, 전화번호로부터 시작되는 게임…. 지옥이 무엇인지를 이야기로 드러내는 ‘오징어게임’을 숫자로 들여다본다. 세계적인 인기 속에 새롭게 주목받는 연기자도 소개한다.
# 1

넷플릭스 ‘전 세계 가장 많이 본 TV 쇼’ 1위. 한국 콘텐츠로는 처음이다. 플릭스패트롤은 영화와 TV 쇼로 나눠, 넷플릭스와 HBO,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등 글로벌 OTT별 콘텐츠 소비 순위를 매일 산정한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 자체 플랫폼 1위이다. 다만 넷플릭스가 전 세계 2억700만명의 가입자(추정치)로 OTT 점유율 1위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6

456명의 참가자가 목숨을 내거는 게임의 단계이다. 첫 번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시작으로 ‘설탕뽑기’ ‘줄다리기’ ‘구슬치기’ 등 6단계의 게임이 진행된다. 많은 이들의 추억 속에 남았을 어린시절 놀이가 생사를 가르는 문이 되었다. 게임의 규칙도 어릴 적 그대로이지만, 추억은 어느새 ‘데스 게임’이 되고 말았다.

해외에서는 이런 놀이가 신선한 재미로 다가가는 분위기이다. 최근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는 극중 참가자들의 게임 티셔츠와 설탕뽑기 등 소품이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또 목숨을 내건 경쟁에 나선 이들의 슬픔과 좌절, 분노와 희망에 관한 사연을 펼쳐놓은 이야기에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오징어게임’ 제작사 싸이런픽쳐스의 김지연 대표는 26일 “자발적으로 게임에 참여한 이들이 목숨을 내걸 정도로 아픈 사연을 지녔다는 자체에 호응하는 것 같다. 대체적인 ‘데스 게임’ 장르의 이야기와 차별화하는 지점으로 생각하는 듯하다”고 자평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200

현재까지 알려진 제작비 규모이다.

모두 9회분 이야기에 200억원이 든 가운데 공간적 배경인 참가자 숙소와 게임 공간이 눈길을 끈다. 456개의 침상을 블록처럼 쌓아놓은 숙소, 대형 어린이 놀이터와 공터, 미로 같은 이동 계단 등 기이하게 보이는 미술 감각을 드러낸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전, 전주, 안성 등에서 촬영한 세트에 대해 김지연 대표는 “총 제작비 가운데 약 20%가량이 미술작업에 투입됐다”고 밝혔다. SF물 등 거대 규모의 제작비가 필수적인 특정 장르를 제외한 대체적인 영화나 드라마에 견줘 많은 비중이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010-3348-XXXX?

극중 참가자들은 손에 건네진 여덟 자리 전화번호를 통해 게임에 합류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극중에는 없는 이동통신 번호를 이 전화번호 앞에 붙여 전화를 걸었고, 해당 회선의 실소유자가 나타나 피해를 호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이에 제작진은 관련 피해를 막기 위해 소유자와 협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영화나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화번호에 대한 호기심도 커지고 있다. ‘오징어게임’이 ‘스크린상에 공개가 필요한’ 영화였다면 이 같은 소동은 없었을지 모른다.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영화 제작상 ‘스크린에 공개하는 일반 전화번호 및 이동통신 전화번호 제공’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경기·부산지역 등 3개 지역 일반전화와 ‘010-3348-XXXX’ 등 2개 이동통신 번호를 스크린 노출용 전화번호로 활용하도록 한다.

따라서 TV와 PC·모바일 등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는 OTT의 오리지널 시리즈물인 ‘오징어게임’은 한 마디로 ‘영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번호를 쓸 수 없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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