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이닝 비기닝! LG 정규시즌 아직 안 끝났다, 기적의 발판은 깔았다 [대전 리포트]

입력 2021-10-27 2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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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8회초 1사에서 LG 유강남이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대전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답답하던 타선이 조금씩 기지개를 켜고 있다. 상대가 최하위라고는 해도 올 시즌 14승, 10승을 거둔 원투펀치를 효율적으로 공략했으니 무시할 표본도 아니다. 빅 이닝의 비기닝. LG 트윈스는 아직 정규시즌을 포기하지 않았다.

LG는 2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9-1로 이겨 2연승을 달렸다. 지난주 7경기 4무3패로 답답했던 경기가 이어졌고, 정규시즌 선두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당장 준플레이오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순위가 정해지기 전까진 최선을 다한다”는 류지현 감독의 다짐은 결과로 증명됐다.

답답하던 타선이 모처럼 집중력을 과시했다. 1회초 1사 2루에서 김현수의 적시타로 포문을 열었다. 후속 채은성이 삼진으로 물러난 상황. 최근 흐름대로면 이닝이 끝났을 터. 하지만 오지환이 볼넷을 골랐고 김민성이 2타점 2루타를 보탰다. 이어 5회초에는 상대 실책 3개를 틈 타 대거 4득점했다. 타선에는 사이클이 있다. 올 시즌 내내 주축들이 커리어로우를 기록했지만, 단기 표본만 뜯어보면 몰아친 시기는 있었다. 승리가 절실한 지금 그 흐름을 탄다면 더할 나위 없다. 공략한 상대 선발이 14승 투수 김민우(7이닝 3실점), 10승 투수 닉 킹험(5이닝 7실점 4자책)이라는 점도 지금의 신바람이 가볍지 않음을 드러낸다.

여기에 선발투수 앤드류 수아레즈가 건재함을 과시한 것도 위안이다. 이두근 부상에서 회복, 당초 70~80구 투구가 안팎이 예고됐는데 5이닝을 85구로 막아섰다. 수아레즈의 80구 이상 투구는 8월 25일 잠실 삼성전(95구) 이후 두 달만이다. 정규시즌 성과를 떠나 가을 무대에서 활용할 카드가 돌아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여전히 확률이 높진 않다. 선두 삼성과 2위 KT가 잔여경기 5할 승률 초과 달성만 해도 LG의 정규시즌 제패는 물거품이 된다. 하지만 정규시즌 우승에 실패하더라도 2위로 플레이오프(PO) 직행만 확보한다면 준PO를 거치는 입장보다 낫다.

실책으로 인한 빅 이닝마저도 값지다. 지금은 과정이 아닌 결과가 필요한 때다. 기적은 언제나 적은 확률에서 시작된다. LG는 지금, 그 발판만큼은 확실히 깔았다.

대전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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