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공존, 종로구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1-12-03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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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라군 복장의 해설사와 함께 돈화문 앞길을 걷는 순라군 해설사 프로그램.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순라길 도보투어, 역사유적부터 ‘힙’한 카페까지

조선 경찰 순라군과 함께 해설 투어
서순라길 걸으면 여유로움 만끽
석파정 별채 앉아 풍광 한눈에 감상
종로구는 서울의 여러 자치구 중에서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져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던 지역이다. 조선의 도읍 한양을 대표하는 궁궐과 종묘 등의 역사유적과 함께 인왕산 등 도심 속 자연탐방 명소도 갖추고 있다. 서울관광재단(대표이사 길기연)이 연말을 맞아 순라군 해설 프로그램부터 서순라길, 석파정 등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는 종로구의 숨은 명소들을 추천했다.

순라군과 함께 떠나는 시간여행

순라군은 조선시대 야간에 화재와 도둑을 막기 위해 한양을 돌며 순찰하던 경찰이다. 종로구는 11월부터 ‘순라길, 순라군 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순라군 복장의 해설사와 함께 창덕궁과 종묘로 이어진 사잇길을 걷는 프로그램이다.

도보투어는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 앞에서 시작한다. 돈화문 앞길은 임금이 백성을 살피던 ‘어도’였고 좌우에 시전이 들어섰다. 북촌에 양반이, 서촌에는 중인들이 많이 살았는데, 특히 돈화문 앞쪽에는 궁이나 종묘에서 행사가 있을 때 음악을 연주하던 음악가들이 많이 살았다. 그 명맥이 이어져 지금도 국악학원, 악기사, 한복집 등이 모여 있다. 종로3가역 앞 금은방 거리를 통해 종묘로 향해 서쪽으로 이어지는 담장을 따라 난 서순라길을 걸어 대각사로 향하는 여정을 운영하고 있다.

전통 한옥에 일본식 주택의 특징이 더해진 백인제 가옥의 사랑채.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힙한 카페와 술집, 입소문 명소 서순라길
종묘 서쪽 담장을 따라 걷는 서순라길은 요즘 ‘힙’한 공간을 찾는 사람들 사이에 새롭게 떠오르는 명소다. 지하철 종로3가역 11번 출구로 나와 서순라길 쪽으로 걷다 보면 범상치 않은 내공의 분위기를 풍기는 잔술집들이 나타난다. 주변 건물들이 종묘 담장을 넘보지 못하도록 높이가 2층으로 고도를 제한해 아늑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매력이다. 아직까지 유명세가 덜해 서울의 다른 명소에 비해 평일에는 비교적 한가롭다.

한옥 주점인 ‘술라’와 카페 사사는 요즘 서순라길에서 뜨는 ‘핫플’이다. 종묘 담벼락을 마주보는 2층 창가 자리가 인기인 술라에서는 주로 국내 수제 맥주와 칵테일 등을 판다. 카페 사사는 전통과 현대를 재해석한 디저트와 음료를 내놓고 있다. 논알콜 막걸리와 구운 가래떡에 조청과 인절미 가루를 얹어 소반에 담은 한상차림 메뉴가 대표적이다.

서순라길의 입소문 명소 중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메뉴로 주목받는 카페 ‘사사’의 디저트.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흥선대원군 마음 사로잡은 ‘뷰 맛집’
석파정은 조선 후기 철종 때 영의정을 지낸 김홍근의 별장이었다. 고종 즉위 후 이곳의 풍광에 빠진 흥선대원군이 자신의 별장으로 삼으면서 그의 호인 석파(石坡)로 이름을 붙였다. 석파정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서울미술관 통합 입장권을 구매해야 한다. 전시 관람을 한 후 3층을 통해 야외로 나가면 석파정이 나타난다.

본래 8채였던 석파정은 현재 안채, 사랑채, 별채, 석파정만 남아 있다. 가장 높은 곳인 별채에 걸터앉으면 북악산과 인왕산 사이의 계곡에 안긴 듯 자리한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별채에서 내려와 숲길을 따라가면 계곡 속 정자 석파정이 나타난다.

흥선대원군의 별장인 석파정의 정자. 사진제공|서울관광재단



근대사 파란 담긴 백인제 가옥
종로구에는 북촌 일대 전통 고택부터 서촌과 익선동의 근대 한옥까지 다양한 한옥이 있다. 백인제 가옥과 고희동미술관은 일제강점기와 근대화 과정에서 당시의 건축상을 반영하여 전통 한옥과 일본 가옥이 절충된 구조가 인상적인 곳이다.

북촌의 백인제 가옥은 전통 고택과는 다른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본래 한옥은 남자가 생활하는 사랑채와 여자가 생활하는 안채가 분리되어 있는데, 백인제 가옥은 내부 복도를 통해 연결되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하였다.

원서동 고희동 미술관은 안채와 사랑채로 나뉘어 있는데 백인제 가옥과 마찬가지로 복도를 두어 오가기 편하게 만들었다. 사랑방 옆에 그림을 그리는 화실을 따로 둔 것이 눈길을 끈다. 현재는 ‘ㄷ’자형 사랑채가 안채를 감싸고 있는 형태로 ‘ㅁ’자형 구조를 하고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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