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고정 꿰찬 건 본길이 형 덕분이죠”

입력 2021-12-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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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봅슬레이)·장성민(럭비)·구본길(펜싱)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브로2’를 통해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 이들은 실제 형제와도 같은 우정을 다지며 서로를 응원한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구본길·장성민·강한 ‘노는브로2’ 형제들의 수다

‘브로징어’ 특집서 완벽 팀플레이
환상 케미로 구본길과 아이들 별명
“인생 이야기 나눌 동료 생겨 행복
금메달·시즌3 두 토끼 잡고 싶어”
“스포츠정신으로 뭉친 우리는 브라더!”

펜싱스타 구본길(32), 럭비 국가대표 장성민(29), 한국 봅슬레이의 ‘젊은 피’ 강한(23)이 “형제”가 됐다. 종목도, 나이도 다른 이들을 모이게 한 무대는 현재 방영 중인 E채널 예능프로그램 ‘노는브로2’. 다양한 분야의 스포츠스타들이 나선 무대에서 서로를 “한눈에 알아본” 이들은 꾸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우애를 다져가고 있다.

8일 서울 상암동 E채널 사옥에 모여서도 형제의 ‘케미’(호흡)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이대로 새벽까지 떠들 수 있다”면서 한시도 쉬지 않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기 바쁘다. 이들은 “막내인 유도 김민종(21)이 없어 아쉽다”면서도 “방송 활동을 떠나 인생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동료가 생겨 행복하다”며 웃었다.

장성민·강한 “구본길 형 최고!”
이들은 지난달 14일과 22일 방영한 ‘브로징어 게임’ 특집에서 화려한 팀플레이로 ‘구본길과 아이들’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고정 출연자 구본길을 제외하고 럭비 등 각기 다른 특집에 게스트로 출연해온 이들은 최근 인기를 등에 업고 ‘반(半)고정’ 자리를 꿰찼다. 장성민은 “모두 구본길 형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녹화를 끝내고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곧바로 전화를 걸어와 ‘오늘 참 잘했다’고 다독여줘 감동했어요. 이른바 ‘비인기종목’에 몸담으면서 느끼는 공감대가 정말 커요. 형이 평소에도 ‘스스로를 각자 종목의 시작점으로 여기고 열심히 올라가라’며 조언해줘요. 형을 보면서 럭비를 알리겠다는 목표의식이 더욱 뚜렷해졌죠.”

보육원에서 자란 강한은 보호종료아동으로서 살아온 인생사를 ‘노는브로2’를 통해 공개했다. 그는 “이후 비슷한 처지의 동생들이 ‘힘을 얻었다’는 연락을 해와 뿌듯했다”고 말했다.

“형들과 제작진이 방송환경에 낯선 저를 편안하게 대해줬어요. 그래서 마음이 열렸나 봐요. 제 이야기를 편하게 풀어놓은 덕분에 화제가 많이 됐어요. 저 같은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자신감을 줄 수 있어 감사하죠. (구)본길 형의 ‘언제든 연락해라’는 말을 듣고 가족이 생긴 느낌이 들었어요. 형들의 존재가 든든합니다.”

이들의 구심점인 구본길은 올해 여름 2020 도쿄올림픽에서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딴 이후 각종 방송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으며 동생들을 살뜰히 챙겼다. 리더십이 남다르다는 말에 그는 “동생들이 착하고 귀여운 덕분”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단지 동생들에게 질문 하나 더 해주고, 편하게 대해주는 정도예요. 동생들도 저마다 종목을 대표하는 심정일 겁니다. 저도 펜싱을 알리겠다는 목표로 방송 욕심이 많아 보인다는 핀잔에도 계속 활동하고 있고요.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잘 알기에 빠르게 똘똘 뭉친 것 같아요.”

“방향은 달라도 항상 함께”
‘노는브로2’로 이름을 알린 장성민과 강한도 “최근 방송 출연 제안이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럭비 역사상 최초로 도쿄올림픽에 출전한 장성민은 “은퇴를 준비하는 시점에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돌이켰다.

“올림픽 이후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기 해 최근 배달대행 관련 사업을 새로 시작했어요. 방송 활동도 병행하며 ‘인생 2막’을 잘 열었죠. 다양한 종목을 다루는 ‘노는브로2’ 덕분에 럭비가 조명을 받게 돼 기뻐요. 앞으로도 럭비 알리기에 최선을 다해야죠.”

내년 2월 한국체육대학을 졸업하는 강한도 “진정한 ‘독립’을 앞두고 형들을 만나 좋다”며웃었다. 생일인 1월1일 “형들과 미역국을 함께 먹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앞으로 사회 선배인 형들에게 조언을 많이 구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노는브로2’ 첫 출연료를 기부하기로 했어요. 시즌3에서는 고정 출연도 욕심낼래요.”

이를 들은 맏형 구본길의 한 마디가 압권이다. “이제 동생들도 치고 올라오니 긴장되네요. 내년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시즌3 자리도 지켜내겠습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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