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용’ 박살 낸 배성우 복귀? 무슨 낯으로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1-12-23 15: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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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룩도 낯짝이 있다는데 자신 때문에 제작진·출연진 포함 수백여 명이 참여한 드라마 하나가 ‘올스톱’이라는 위기를 겪었는데도 뻔뻔하게 작품 복귀에 나선다. ‘자숙’이라 말하고 ‘1년 공백’만에 돌아오는 배우 배성우 이야기다.

23일 영화계에 따르면 배성우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가제, 서유민 감독)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 논란 이후 1년여 만이다.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는 “고민 끝에 출연하기로 했다”며 “배우가 잘못을 인정하고 지금도 자숙 중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연기에 매진하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배성우는 지난해 1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지인과 술자리를 가진 뒤 음주 상태로 운전을 하다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배성우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이후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약식 기소된 배성우는 지난 2월 재판부(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8단독 최지경 판사)로부터 벌금 700만 원 약식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이번에 작품 복귀를 알렸다. 하지만 배성우 복귀를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그가 음주 운전으로 준 피해가 크기 때문이다.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연출 곽정환 극본 박상규)이 한창 방영 중일 당시 배성우는 음주운전 물의를 빚었다. 촬영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배성우 때문에 ‘날아라 개천용’은 3주 결방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해야 했다.

다행히 배우 정우성이 소속사 대표로서 도의적 책임을 다해 작품은 마무리됐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정우성이 칭찬받을 일이지 배성우에게 면죄부가 되는 일은 아니다. 그런데도 배성우는 뻔뻔하게 작품 복귀를 택했다. 그것도 1년여 만에.

더욱이 복귀작은 스크린 기대작으로 통한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008년 개봉된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 작품이다. 피아노 천재인 전학생이 오래된 연습실에서 신비스러운 음악을 연주하던 여학생을 만나면서 시작되는 판타지 로맨스 영화다. 원작 인기는 대만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상당하다. 국내에도 상당한 원작 팬을 보유 중이다.

이런 작품에 배성우가 이름을 올렸다. 캐릭터 비중은 크지 않다고 하지만, 물의를 빚은 배우가 출연하는 것 자체가 마이너스 요인이다. 원작으로 인한 높은 기대를 반감시킨다. 작품에 대한 주목보다 ‘음주운전 배성우 복귀작’이라는 오명이 붙을 수 있다. 자숙의 깊이를 시간으로 환산하고 판단할 수 없지만 배성우의 복귀는 분명 이르다. ‘다른 배우도 논란 일으키고 잘만 복귀하는데’라고 한다면, 그 생각부터 틀렸다. 대중은 기억한다. 무엇을 잘못했고, 어떤 피해를 입혔는지.

그를 대체할 배우들은 차고 넘친다. 배성우는 초심으로 연기를 하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그의 연기를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시점을 기다리는 게 맞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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