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기 깬 선수들 복귀…벨로드롬 지각변동

입력 2022-01-12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긴 공백기 이후 선수들이 대거 복귀하면서 예년에 비해 혼전 양상의 경주가 부쩍 늘었다. 시즌 초반 판도 분석에서 이를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코로나로 확 달라진 시즌 초반 판도

공백기 길었던 선수 vs 기존 선수
선발급 강급 이창용 겨우 결승행
손주영·곽훈신은 삼복승 못들어
“득점도 믿을 게 못되는 혼전 양상”
예년 같으면 시즌 초반에는 강급된 선수들과 신인의 격돌, 여기에 기존 각 급별 우수 전력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다. 하지만 올해는 사뭇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긴 공백기를 가졌던 선수들이 대거 복귀하면서 혼전 양상의 경주가 크게 늘었다. 경주 수의 증가로 인해 다양한 편성이 가능해진 것도 이런 흐름을 부채질하고 있다.


●“득점 무시할 수 없다” 속설 깨져

우선 “경륜은 득점을 무시할 수 없다”는 오랜 속설이 최근 경기에서 깨지고 있다. 가장 잘 보여준 경기가 2일 부산에서 열린 6경주다. 이 경주는 결승전도 아니고 기존 우수급 강자 김민배(23기, 세종)와 유성철(18기, 진주)의 득점이 높아 이들이 우승을 놓고 경합할 것으로 전문가는 물론 다수의 팬들도 예상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김민배가 공백기가 있던 임영완, 유성철 등의 사이에서 자리를 잡으려 했으나 아무도 자리를 주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김민배는 어쩔 수 없이 한 바퀴 반이라는 강수를 두며 입상을 시도했다. 결국 초주를 배정받은 장우준(24기, 부산)이 김민배를 받아가는 형국이 되면서 쌍승식 58.5배, 삼쌍승식은 무려 289.4배라는 초고배당이 나왔다. 이 경주를 기점으로 7일부터 대부분 경주에서 득점순이 아닌 공백기가 길었던 선수들과 기존선수들 간의 격돌이라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이와 함께 강급자들이 아래 등급에서 상대를 압도하며 활약하던 경향도 올해는 보이지 않고 있다. 오랜 공백기에 경기감각이 떨어진 탓도 있지만 선발급으로 강급된 이창용(11기 성산)의 경우 7일과 8일 2착에 만족하며 겨우 결승에 진출했다. 손주영(20기, 구미), 곽훈신(15기, 미원)은 아예 삼복승 안에 들지도 못했다.

우수급도 별반 차이는 없었다. 특선급에서도 통할 추입력으로 평가받는 김종력(11기, 김해A)이 2, 3착에 그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그나마 김주동(16기 35세 상남), 김정태(15기 38세 가평)는 토요경주 2착으로 득점 우위를 통해 결승에 올랐다. 강급자들이 키를 쥐고 있던 예전과는 너무도 다른 모습이다.


●개인별 경기력과 승부의지 체크해야

그래도 공백기를 가졌던 선수들이 내세울 것은 강한 승부욕이다. 윤민우(20기, 상남)는 2일 창원 5경주에서 강자로 손꼽히던 박용범을 상대로 악착같은 추입력을 보여주며 쌍승판을 바꾸어 놓았다.

앞서 열린 경주에서도 박병하의 후미에 있던 이현구(16기, 김해A)가 그림 같은 추입력으로 팬들의 환호를 자아냈다. 강한 승부 의지를 보인다면 경기 감각이 떨어지더라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명품경륜 승부사 김순규 수석기자는 “예년과는 너무도 다른 시즌 초반 판도여서 득점도 출주간격도 모두 믿을 것이 못되는 혼전 양상이 계속된다면 배당판만 보고 갈 것이 아니라 선수 개인별 경기력과 승부의지, 훈련량을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공백기가 긴 선수는 강급자라도 맹신은 금물이고 인터뷰 등을 참고해 어떤 선수가 꾸준한 훈련을 해왔는지 확인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