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머리 이서진, 자본주의가 이렇게 무섭다 (‘내과 박원장’) [종합]

배우 이서진이 민머리로 파격 변신했다. 이서진조차 “자본주의가 이렇게 무섭다”는 시청자 반응에 공감,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에서 보여줄 첫 코믹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은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기고도 슬픈 현실을 그려낸 메디컬 코미디물이다. 동명의 원작 웹툰(글/그림 장봉수)은 네이버웹툰 베스트도전 조회수 400만 이상을 기록한 화제의 작품이다.

18일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서준범 감독은 이날 “원작 웹툰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었고 드라마는 다르게 갔다. 웹툰이 현실을 기반으로 한 에피소드를 넣었다면 우리는 말도 안되는 설정, 캐릭터를 추가했다”라고 제작 방향을 설명했다.

배우 이서진은 진정한 의사를 꿈꿨으나 오늘도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원장으로 분해 적자탈출 생존기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라미란은 박원장의 아내 사모림 역, 차청화는 대학병원 경력직 베테랑 강호사 차미영 역, 서범준은 차미영의 아들이자 박원장 내과에 위장 취업한 신입 간호사 차지훈 역을 맡았다.

이서진은 “원작 웹툰을 몰랐는데 시트콤 대본이 들어와서 웹툰을 봤다. 박원장 캐릭터가 민머리라서 대본이 왜 나한테 왔는지 궁금해졌다”라며 “그래서 감독을 만났고, 오히려 감독은 ‘민머리일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 정말 나를 원했던 것 같다. 상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할 것 같아서 민머리 분장을 먼저 제안했다. 그랬더니 감독이 ‘자기도 동의한다’면서 말을 바꿨다”라고 캐스팅 과정을 상기했다.

이에 서준범 감독은 “시트콤 장르로 방향을 정한 후에는 의외성을 주고 싶었다. 이서진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젠틀하지 않나. 이서진만 출연 해준다면 민머리 설정도 버리려고 했었다. 하지만 이서진이 감수하겠다고 해 신나게 벗겼다”라고 비화를 언급했다.



또 이서진은 “나영석PD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코미디 연기에 영향을 전혀 주지 않는다. 웃기고자 하는 강박증도 없다. 나영석PD 예능을 할 때는 아무 생각 없이 한다. 나PD와 일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재밌었다”라며 “로맨틱 코미디 장르 제안을 많이 받았는데 정작 나는 정통 코미디물을 더 좋아한다”라고 성공적인 코믹 연기 변신을 자신했다.

라미란은 “웹툰 원작이 닫힌 상태라 보지 못했다. 자료가 많이 없어서 대본에 의존해 사모림 캐릭터를 만들었다. 무거운 작품보다는 산뜻한 웃음을 주는 시트콤에 대한 갈망이 있던 찰나에 출연 요청이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이 ‘의외성’을 중심으로 캐스팅을 했다고 하지 않았나. 나는 코미디 연기를 많이 해봤다. 이번에는 사모림 캐릭터보다는 다른 인물들이 정말 재미있어서 묻어가려고 한다. 웃기기보다는 사랑스러워 보이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내 원래 모습을 보여드리게 됐다”라고 능청스럽게 연기 방향을 설명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서진은 “영화 ‘완벽한 타인’에 라미란이 목소리 출연을 했었고 홍보 방송에서 ‘라미란과 같은 작품에 출연해보고 싶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내과 박원장’ 캐스팅 당시 제안을 했고 성사가 됐다. 라미란은 내 원픽이다. 일상 케미가 좋다. 그냥 수다 떨다가 촬영에 임했다”, 라미란은 “이서진은 코미디 연기 고수다. 갈수록 더 웃기려고 하더라”라고 서로를 칭찬하며 완벽한 부부 호흡을 예고했다.

차청화는 “웹툰 자체가 내 스타일이었다. 연극이라면 연극 무대 뒤편을 보여주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또 이서진, 라미란의 팬이라 당연히 출연을 결심했다”라고, 서범준은 “웃픈 웹툰이 드라마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다. 감독님을 만나고 선배 연기자들 라인업을 보고 무조건 하고 싶었다. 요즘엔 시트콤이 보기 드물지 않나. 좋지 않은 시국에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출연 이유를 말했다.

모자(母子)로 출연하는 데 대해 차청화는 “서범준과 광대쪽이 비슷하다. 서범준은 극 중 내 첫 아들이다”, 서범준은 “‘기생충’ 패러디 장면을 찍을 때 서로를 마주봤는데 정말 닯은 것 같다”라고 만족해 했다.

특히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의 매력을 ‘불협화음’ ‘정신 나간 사람들’로 정리, “1화와 2화가 공개됐는데 아직 이 정신 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웃은 적이 별로 없다. 어이가 없어서 웃게 되더라”라고 해 향후 전개에 대한 기대치를 높였다.

박원장 병원과 같은 건물을 쓰고 있는 원장 3인방도 코믹 시너지를 기대케 한다. 신은정은 단아한 외모에 거친 내면을 숨긴 항문외과 원장 선우수지, 김광규는 소탈한 웃음의 산부인과 원장 지민지, 정형석은 세상 유쾌한 얼굴로 파이팅을 외치는 비뇨기과 원장 최형석을 연기한다.

끝으로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을 선택했을 때 감동보다는 재미만을 선택했다", 라미란은 "다 이상한 사람들 같아 보이지만 정 많고 따뜻한 시트콤이다", 차청화는 "평소에 못하는 말을 겉으로 하는 사람들이다. 보면서 같이 터트리자"라고 시청자들에게 귀띔했다.

'내과 박원장'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티빙에서 볼 수 있으며, 지난 14일 1-2화가 공개됐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