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K리그에 샐러리캡 도입인데…, 분위기는 ‘글쎄’ [남장현의 피버피치]

입력 2022-02-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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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0년 12월 제8차 이사회를 열어 ‘구단 경영 효율화 방안’을 논의한 끝에 ‘비율형 샐러리캡’을 2023시즌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현재는 연맹 내 TFT를 구성해 구체적 방안을 연구하고 각 구단 실무진과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모델로 한 비율형 샐러리캡은 간단하다. 구단 총수입 중 선수단 인건비의 비중이 일정 비율을 초과하지 않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다. 물론 구단별 수입 및 규모에 따라 선수 급여는 달라진다.

그런데 ‘수입’에 대한 기준부터 명확하지가 않다. 기업구단은 모기업 지원금, 도·시민구단은 지자체 분배 예산과 추경예산을 순수입으로 잡아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든 정책 시행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축구계의 분위기는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연맹의 지나친 간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구조와 상황이 저마다 다른 구단 운영에 개입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다. 일각에선 “프로스포츠는 자본 논리가 우선인데, 연맹이 큰 정부처럼 모든 걸 통제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연맹이 비율형 샐러리캡과 이미 시행 중인 승리수당 상한선 설정 등으로 구단을 압박하는 대신 스폰서십을 확충하고 폭넓은 중계권 판매를 통해 다양한 수익창출 작업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더욱이 프리메라리가와 K리그의 시장 환경과 규모는 다르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떠나 파리생제르맹(PSG·프랑스)으로 이적한 결정적 배경도 비율형 샐러리캡이었고, 이를 계기로 폐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물론 연맹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리그 수익 못지않게 구단 수익과 내적 성장도 중요하다. 구성원이 탄탄해야 조직도 튼튼해지는 법이다. 구단의 역량 강화를 위해 선수단에 집중된 지출을 사무국, 유소년, 마케팅, 인프라 등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상황을 살펴보면 K리그 구단들 대부분은 과할 정도로 선수단 인건비에 집중해왔다. 몸값 거품에 대한 지적이 수년 전부터 지속돼왔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작업에 구단이 나설 수 없다면 연맹이 총대를 메고 앞장서는 자세도 나쁘진 않다. 다만 일방통행이 아니라 긴밀한 소통을 통해 합리적 절충안을 도출해야 한다. 아울러 리그가 하향 평준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도 반드시 필요하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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