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 “시즌2 만든다면 ‘좀비들의 생존기’” [인터뷰]

입력 2022-02-0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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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은 콘텐츠의 세계적인 성공에 대해 “좀비와 싸우는 청소년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전세계 돌풍 일으킨 ‘지금 우리 학교는’ 이재규 감독

공개 9일째 세계 1위 ‘신드롬’
‘좀비물의 천국’ 미국서도 극찬

“‘오겜’ 없었다면 상상 못할 일
K콘텐츠 열풍 이어가니 행복”
“제2의 ‘오징어게임’? 그건 ‘넘사벽’이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금 우리 학교는’의 연출자 이재규 감독은 지난해 세계를 휩쓴 ‘오징어게임’을 잇는 ‘케이(K) 콘텐츠’라는 평가에 “넘사벽”(넘지 못할 벽)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이는 이 감독이 부인하려고 해도 이미 세계가 인정한 사실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공개 다음 날인 지난달 29일부터 9일째 세계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좀비 소재를 오랫동안 주류로 다뤄온 미국에서조차 상위권을 놓치지 않고, 호평이 쏟아진다.

7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2020년 여름 첫 촬영을 하는 순간에는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돌이켰다. 이어 “‘오징어게임’이 없었다면 만끽하지 못했을 기쁨”이라며 감격했다.

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제공 | 넷플릭스



●“10대 주인공이 차별화”

이 감독은 ‘오징어게임’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과 절친한 사이다. 실제로 황 감독에게 “부담스러워 죽겠다고 하소연을 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에 ‘오징어게임’이 터지자마자 황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내년에 작품을 내놓는 나는 어떡하라고’라며 우는소리를 했어요. 그랬더니 ‘내가 문을 살짝 열어놓은 셈이니 고마운 것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맞는 말이죠. 그들이 열어놓은 문틈 사이로 세계에 양질의 한국 콘텐츠를 계속 배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 우리 학교는’이 그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좀비 소재 콘텐츠 사이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거둔 이유로 “고교생들의 생존기”로 꼽았다.

“극중 배경인 효산고 학생들이 좀비 떼와 맞서 싸우면서 생존하는 이야기에요. 지금껏 나온 좀비물이 성인들을 주인공 삼은 것과 달리 청소년들의 반응이 담겨 신선하게 다가간 것 같아요. 10대들의 인생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랑과 우정,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녹였어요. 그게 장르 마니아를 넘어 더 많은 시청자들에게 소구했다고 봅니다.”


●“기회 닿으면 시리즈 확장하고파”

드라마는 인간과 좀비, 반장 최남라(조이현)처럼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나 좀비가 되지 않은 면역자, ‘반(半) 좀비’까지 등장해 대결 구도를 다채롭게 만든다. 생존자 리더인 주인공 이청산(윤찬영)과 ‘반 좀비’로서 각종 악행을 저지르는 윤귀남(유인수)의 대결이 대표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감염이 안 되거나, 잠복기를 거쳐 감염되거나, 곧바로 감염된 사람이 있잖아요. 좀비 바이러스도 비슷하지 않을까 했어요. 이를 통해 다양한 인간군상을 다룰 수 있었고요. 이 부분이 시리즈 확장의 여지를 주기도 해요. 시즌2 제작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기회가 되면 좀비들의 생존기를 그리고 싶어요.”

여고생 출산, 성폭력 불법 촬영 장면 등 비판을 받은 일부 장면에 대해서도 이 감독은 “비극을 단순하게 만들어 시청자를 끌어들일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불법 촬영물이 공개되는 걸 죽음보다 더 두려워한 캐릭터의 이야기를 통해 그 행위가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 느끼길 원했어요. 그러나 의도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면 연출자로서 죄송합니다. 학교를 작은 사회로 비추고, 그 안에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보길 바랐습니다. 세월호 참사, 삼풍백화점 붕괴 등 현대사회가 안고 있는 각종 사건·사고들을 다 녹인 이유이기도 해요.”

그 끝에 이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결국 ‘희망’이다.

“좀비보다 무서운 게 인간이죠. 그런데 희망도 인간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람을 믿고 싶거든요. 시청자도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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