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현대건설 9일 경기 연기의 뒷얘기들 [스토리 발리볼]

입력 2022-02-1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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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9일 V리그에선 도로공사-현대건설의 김천 경기 강행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결국 경기 개시 4시간 전에 당초의 강행 방침이 바뀌었다. 혹시 모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은 피했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일단 현대건설은 3명의 확진자와 더불어 의심 증상을 보인 다른 선수들의 몸 상태도 유심히 살펴야 한다. 9일 김천으로 이동하던 도중 천안 인근 고속도로에서 경기연기 소식을 듣자마자 구단버스를 돌린 현대건설은 추가로 자가진단검사를 진행했다. 10일 오전까지는 양성 반응을 보인 선수가 더 나오지 않았다.


추가 감염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현대건설은 훈련을 재개했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5일간이나 훈련을 못했던 현대건설은 제대로 된 준비 없이 경기를 치르다가 부상당하는 것을 가장 우려한다. 강성형 감독은 “아직은 모든 것이 불확실해서 전체 선수가 참가하는 훈련보다는 몇 명씩 나눠서 훈련을 시키려고 한다. 훈련 때도 마스크를 쓸 것”이라고 말했다.


확진 판정을 받은 3명의 선수 모두 기침과 목이 따끔거리는 증세를 호소했다. 이들은 구단 숙소 각자의 방에서 격리생활을 하고 있다.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모든 선수가 각자의 방에서 따로 생활하고 있다. 선수들은 홀로 식당으로 내려와 미리 준비된 음식을 각자의 방으로 가지고 가서 먹거나 준비된 도시락을 먹고 있다.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왔지만 기침과 목의 이상증세를 호소한 몇몇 선수들은 다른 선수들과 접촉이 차단됐다. 사람마다 잠복기가 다르기에 이번 주말까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대중은 연승기록에 관심을 갖지만, 현대건설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9일 도로공사전 취소로 사실상 연승은 끝났다고 본다. 13일 IBK기업은행과 홈경기 때도 확진된 3명의 선수가 출전하지 못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 중 2명은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다. 치료와 격리를 마친 뒤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경기에 나설 만한 몸 상태가 아니기에 무리할 이유도 없다. 다른 선수들 역시 13일까지 제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장담하지 못한다. 그래서 강 감독은 “연승기록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부상 없이 남은 시즌을 무사히 마치는 것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출처 | 현대건설 배구단 SNS


현대건설은 3차례의 선수단 PCR 검사로 1000만 원 가까운 비용을 썼다. 무료로 검사해주던 종전과 달리 자기부담이었다. 예상치 못한 비용은 현대건설만 부담한 게 아니었다. 9일 경기가 갑자기 연기되면서 홈팀 도로공사도 손해를 봤다. 경기진행을 위해 동원된 이들에게 지불해야 할 일당은 경기취소와 관계없이 나간다. 김천 경기를 보기 위해 타 지역에서 이동하던 팬들, 방송사 관계자와 취재진, 한국배구연맹(KOVO) 심판진과 운영위원들의 헛걸음 비용도 적지는 않다. 그래서 현대건설은 경기취소가 결정되자마자 사과문을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어려운 일인데도 연기에 동의해준 도로공사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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