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박해준 “날 닮은 철없는 캐릭터…연기 정말 편했죠”

입력 2022-03-04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우 박해준이 첫 단독 주연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에서 44세 자발적 백수 역을 맡아 전작과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사진제공|티빙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자발적 백수로 변신한 박해준

민낯에 더벅 머리·트레이닝복
망가진 비주얼…자유로웠어요
데뷔 첫 단독 주연 책임감 실감
성공? 그날그날 행복한게 소중
박해준이 헐렁하게 힘을 뺐다.

매주 금요일 공개하는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을 통해서다. 영화 ‘독전’, ‘악질경찰’ 속 무시무시한 악역과 드라마 ‘부부의 세계’의 희대의 불륜남까지 강렬한 캐릭터로 관객과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가 지질한 백수로 변신해 반전 매력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에서 박해준은 웹툰 작가로 ‘갓생’(타의 모범이 되는 성공한 삶이라는 뜻의 신조어)을 살겠다며 멀쩡히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운 44세의 자발적 백수다. 10대 딸에게 돈을 빌리거나 자전거를 주워 타는 철없는 모습으로 짠한 웃음을 자아낸다.


●“실제 내 모습과 비슷해”

이번 드라마는 기존의 악역 이미지를 벗어던지고자 전략적으로 택했던 작품은 아니다. “캐릭터나 장르를 한정해 작품을 고르지 않는” 그에게 이번 작품은 “재미있을 거라는 확신”을 줬다. 지금까지 맡았던 그 어떤 캐릭터보다 “나와 가장 닮은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사실 저도 철이 없는 편이에요. 딱히 취미나 특기도 없어서 촬영이 없을 때는 정말 캐릭터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아요. 강렬한 캐릭터를 할 때 연기적 희열도 있지만, 이렇게 나의 모습을 다 열어놓고 연기한다는 게 참 즐거워요.”

비주얼도 제대로 망가뜨렸다. 이전 작품에서 선보였던 멋진 수트핏은 찾아볼 수 없다. 더벅머리에 후줄근한 트레이닝복이 기본 착장이다. 덕분에 따로 관리할 필요 없이 먹는 것도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로웠다.

“따로 몸무게를 늘리려 하기보다는 편하게 먹다 보니 캐릭터에 맞게 자연스럽게 살이 쪘어요. 촬영하면서 생각보다 살이 더 쪘죠. 가장 고민했던 건 머리 스타일이에요. 원래 머리에 곱슬기가 있는데 이것저것 고민해보다가 영화 ‘너는 내 운명’ 속 황정민 선배의 곱슬머리를 참고했어요. 메이크업도 거의 하지 않고 민낯으로 연기했죠.”


●“‘갓생’ 꿈꾸지 않아요.”


데뷔 이래 처음 맡게 된 단독 주연작이기도 하다. 박해준은 “아버지 역 김갑수 선배님과 딸 역할의 박정연 양 모두가 주인공”이라며 쑥스러워하면서도 “확실히 이전 작품에 비해 현장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작품을 대표해서 끌고 나가야 하는 입장에서 함께 하는 배우들과 스태프의 피곤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이전 작품에서 함께 했던 선배님들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 ‘정말 대단하셨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현장에서는 최대한 밝고 즐겁게 분위기를 유지하려고 노력했어요.”

배우로서는 다소 늦은 나이인 32살에 데뷔해 무명의 시기를 지나 마침내 단독 주연 자리까지 꿰차게 된 그는 다음 목표를 묻는 질문에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극중 캐릭터와 달리 대단한 ‘갓생’을 꿈꾸지 않고 “배우로 살고 있는 것 자체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고의 배우가 돼 할리우드에 진출해 상도 받자는 식의 목표를 가지며 살 수도 있지만, 그렇게 살면 그 뒤에는 뭘 해야 하나 싶어요. 오히려 구체적인 욕심을 부리면 일이 잘 안 풀리는 것 같아요. 당장 앞에 놓여 있는 카메라만 생각해요. 그날그날 카메라 앞에서 최선을 다해 연기해 나가면 좋은 일은 따라오게 되는 것 같아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