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BL 드라마’ 뜬다

입력 2022-03-10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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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 코드’가 새로운 인기 콘텐츠로 떠올랐다. 배우 박재찬과 박서함이 주연한 왓챠 ‘시멘틱 에러’는 남성 동성애 코드를 소재로 한 BL 드라마로, 공개 직후 플랫폼 내 시청 1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제공|왓챠

소수 콘텐츠 편견 깨고 제작 붐

왓챠 ‘시멘틱 에러’ 단숨에 시청 1위
10∼30대 여성 시청자 반응 폭발적
해외 인기 높아 일본서도 17일 공개
영화 배급사 NEW도 VOD 4편 준비
소수의 사람들이 ‘음지’에서 은밀히 즐기는 콘텐츠라는 편견에 갇혔던 ‘BL’(Boy’s Love·남성 동성애 코드의 로맨스물) 코드가 새로운 ‘황금알’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공개된 웹드라마 ‘너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를 시작으로 관련 콘텐츠가 연이어 제작돼 일본과 대만, 동남아 등 해외 주요 VOD(주문형 비디오 서비스)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성과를 거두면서 영화계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이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에서 확실한 팬층 구축

OTT 왓챠는 2월 16일 동명 웹소설을 원작으로 ‘BL 드라마’를 표방하는 오리지널 시리즈 ‘시멘틱 에러’를 공개했다. 왓챠 관계자는 9일 “일본 BL물인 ‘30살까지 동정이면 마법사가 될 수 있대’ 등 이른바 BL로 불리는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확실한 팬층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시멘틱 에러’는 공개 직후 왓챠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다. 특히 10∼30대 여성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박서함과 박재찬이 출연하는 유튜브 영상도 누적 조회수 100만 뷰를 돌파했다. 이들의 극중 캐릭터 가상 SNS 계정 팔로어도 10만 명을 넘어섰다. 두 사람이 표지모델로 등장한 영화 전문지는 판매 직후 품절됐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제작된 포토북도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온라인 서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왓챠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팬들의 뜨거운 반응 덕에 일본에서도 17일 공개한다”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성공 가능성 해외시장서도 발견

영화 투자배급사인 NEW도 나섰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건축학개론’ 등을 만든 제작사 명필름, 지난해 화제작 ‘빛나는 순간’의 소준문 감독과 단편영화계에 소문난 황다슬 감독 등 연출자들과 손잡고 네 편의 관련 웹드라마를 VOD 플랫폼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NEW 영화사업부 김재민 대표는 “네 편의 드라마를 이미 해외 판매했다”면서 “BL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해외시장에서도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BL코드 콘텐츠는 특히 케이팝 아이돌 스타의 음반과 굿즈 등 문화 소비력이 강한 젊은 여성층에게 더욱 소구하고 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팬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로 가상의 연애 이야기를 꾸미는 팬픽이나 팬아트가 국내 BL물의 시작이라고 본다”면서 BL 콘텐츠가 이로부터 진화했다고 분석했다.

동성애나 퀴어 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점차 개선되는 상황도 관련 콘텐츠를 확산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윤 평론가는 “표현 수위를 최대한 낮춘, 15세 이하 관람가 등급 콘텐츠가 대부분이다”면서 시청 거부감이 크지 않다는 점도 접근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팝 아이돌 시장의 규모처럼 BL 콘텐츠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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