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동성애…‘금기의 벽’을 넘은 OTT

입력 2022-03-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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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에서는 소재와 수위, 표현의 제한이 없다. 10대 고등학생이 마약을 운반하는 시즌 ‘소년비행’과 마약왕의 이야기를 다룬 ‘수리남’(위쪽부터)이 넷플릭스를 통해 올해 공개된다. 사진제공|시즌·넷플릭스

OTT에서는 소재와 수위, 표현의 제한이 없다. 10대 고등학생이 마약을 운반하는 시즌 ‘소년비행’과 마약왕의 이야기를 다룬 ‘수리남’(위쪽부터)이 넷플릭스를 통해 올해 공개된다. 사진제공|시즌·넷플릭스

‘소년비행’‘수리남’‘모럴센스’ 등
파격 소재 다루며 TV와 차별화
연출자들 표현 수위 보장돼 선호
TV드라마에 비해 소재와 표현 수위의 선택이 자유로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가 ‘금기’의 소재를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있다. 지상파는 물론 비지상파 방송에서도 꺼렸던 마약이나 성 관련 소재를 잇달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25일 공개된 KT의 OTT 시즌 오리지널 ‘소년비행’은 마약을 메인 소재로 삼았을 뿐 아니라 주인공을 10대 고등학생으로 설정했다. 평범한 고등학생이 마약 운반책 일을 하던 소녀와 함께 대마초의 원료인 대마를 직접 키우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연출자인 조용익 감독은 이 같은 설정에 대해 “보여주기식 과한 표현을 하지 않으려 했다”면서 “처해진 상황 안에서 인물들이 해결해야 할 일들에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남미 국가 수리남을 장악한 한인 마약왕의 실화를 그린 오리지널 시리즈 ‘수리남’을 올해 선보인다. ‘공작’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이 연출하고 하정우·황정민·유연석·조우진 등 충무로 대표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작품으로,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을 다룬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나르코스’와도 비교되고 있다.

‘수리남’ 관계자는 “OTT가 없었다면 제작되기도 힘들었을 소재”라고 귀띔했다.

기존 안방극장에서도 낯익은 로맨스물도 OTT를 무대로 대담한 표현에 나섰다. 올해 초 공개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모럴센스’는 구속(Bondage), 지배(Dominance), 굴복(Submission), 피학(Masochism) 등 가학적 성적 취향을 통틀어 일컫는 ‘BDSM’ 원작 웹툰을 따랐다. 소수의 성적 취향을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 장르와 결합해 화제를 모았다.

폭행·감금·고문 등을 다룬 파격적 고수위 BL(Boy’s Love·남성 동성애 코드의 로맨스물)웹툰 ‘킬링 스토킹’도 드라마로 나온다. 12∼15세 시청가 등급의 기존 BL물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를 작품을 예고했다.

창작자 입장에서는 모든 연령대에 전면 개방돼 심의의 제한을 따를 수밖에 없는 탓으로 소재의 폭이 좁고 표현 수위에 대한 제약이 심한 기존 방송채널보다는 심의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OTT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현재 OTT 콘텐츠는 방송법이 아닌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상 비디오물로 분류되고 있다. 한 OTT 관계자는 “드라마 연출을 꺼렸던 영화 연출자들이 OTT 시리즈물을 선택하는 것도 OTT 플랫폼이 영화만큼 소재 선택의 자유와 표현 수위를 보장해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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