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구단주, 우크라이나 평화회담 중 독극물 중독 의심…배후는 러시아 강경파?

입력 2022-03-29 16:1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를 유럽축구를 대표하는 메가 클럽으로 성장시킨 로만 아브라모비치(56)가 독극물 중독 의심증상을 보였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29일(한국시간) “러시아의 협상대사로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와 우크라이나 측 인물 2명 이상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러시아의 평화회담에 참석한 뒤 눈이 충혈되고, 얼굴과 손의 피부가 벗겨지는 증상을 겪었다. 몇 시간 동안 눈이 보이지 않는 등 심각한 상태가 지속됐지만, 안정을 되찾았다.

배후에 러시아 강경파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브라모비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미국의 제재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평화협정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 때문에 전쟁 지속을 원하는 일부 세력의 타깃이 됐다는 분석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모스크바의 강경파는 이번 회담을 방해하고 싶어 했다”고 덧붙였다.

아브라모비치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소련 붕괴 후 국영기업들의 민영화 과정에서 억만장자가 된 ‘올리가르히’의 대표인물인 그는 정치적으로도 푸틴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국제적으로 경제적 제재를 받고 있다.

특히 영국에서 피해가 막심하다.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인수해 약 20년간 돈과 애정을 쏟아 부은 첼시에서 손을 떼야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경영권을 구단 산하 자선재단에 넘겼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영국 내 자산이 동결되자 결국 공식적으로 구단 매각을 선언했다.

첼시로서도 비상에 걸렸다. 아브라모비치는 중위권에 머물던 첼시를 EPL은 물론 유럽 내 정상급 클럽으로 성장시킨 인물이다. 아브라모비치 체제에서 첼시는 EPL 5회, FA컵 5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회 등 무수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첼시 팬들은 아브라모비치가 떠난 뒤 우승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구단의 기조가 바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