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침공 유탄’ 황인범의 FC서울 이적…이상 아닌 현실 택했다

입력 2022-04-0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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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사진출처 | FC서울 SNS

한국축구의 테크니션 황인범(26)이 3년 만에 K리그로 컴백했다. 행선지는 K리그1(1부) FC서울로 결정됐다.

서울 구단은 5일 “황인범과 계약을 마무리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6월 30일까지다. 그 후 황인범은 이전 소속팀인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의 루빈 카잔으로 돌아가야 한다. 카잔 구단은 3일(한국시간)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6월까지 황인범과 계약을 일시 중지했다고 밝혔다.

황인범의 K리그 복귀는 뜻밖의 사태에서 비롯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양국 리그에서 뛰던 외국인선수들이 위험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양국 클럽에 속한 외국인선수들이 기존 계약에 묶이지 않고 6월말로 한정한 임시 계약을 맺고 자유롭게 새 팀에서 뛸 수 있도록 특별 조항을 발효시켰다.

이번 사태에 앞서 발가락 부상 치료와 재활을 위해 일시 귀국했던 황인범도 거취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다 3월말 카잔 복귀를 결정했다. 소속팀에 머물면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생각이었다. 2022카타르월드컵이 11월 개막한다는 사실도 고려했다. 새 팀에서 제대로 뛰지 못하면 경기력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국제사회의 제재가 계속되는 러시아로 복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겠다는 판단이 섰다. 부상 중이라 유럽 내 이적도 무리였다. 문제는 6월말까지로 정해진 단기간의 계약이었다. 이 과정에서 교감을 나눴던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등은 1년 이상 남아주길 원했다. 반면 서울의 입장은 달랐다. 10경기 정도만 뛰어줘도 충분하다고 봤다. 안익수 감독이 추구하는 빌드업 축구와 국가대표 선배 기성용, 친구 나상호의 영향도 상당했다.

황인범. 사진출처 | FC서울 SNS


걱정은 또 있었다. 친정팀인 K리그2(2부) 대전하나시티즌이었다. 황인범은 국내로 돌아올 경우 대전 유니폼을 입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황인범의 해외 에이전트는 빅 리그 진출도 가능한 선수의 커리어에 갑자기 2부리그가 등장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이에 황인범은 직접 대전 팬들과 대면해 자신의 사정을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모두가 선수의 입장을 이해했다.

모든 상황이 정리되자 서울과 계약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카잔의 발표에 앞서 2일 메디컬 테스트를 받았고, 4일 계약서에 사인했다. FIFA 특별 규정은 7일 이전까지 계약을 완료하도록 했다.

이제 남은 관심은 황인범의 실전투입시점이다. 그는 최근 러닝을 시작했다. 필드훈련을 거쳐 5월초면 경기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이달 중순부터 2주간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진행돼 K리그는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 황인범은 이 기간을 활용해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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