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K 증발했던 경남, 경기 강행된 K리그…최선은 무엇이었을까? [취재파일]

입력 2022-04-1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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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경남FC 홈페이지

지난 주말 K리그2(2부)에선 당황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16일 진주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경남FC-부천FC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11라운드에서다. 홈팀이 2-3으로 패한 이날 경기에서 경남 골문을 지킨 이는 미드필더 이우혁이었다. 공교롭게도 팀 내 골키퍼(GK)들이 거의 동시에 증발된 여파였다.

경남은 K리그에 등록된 GK 4명을 누구도 활용할 수 없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3명이 빠진 데다 남은 1명은 부상이었다. 8일 팀 훈련 도중 손가락 일부가 3㎝ 가량 찢어져 8바늘을 꿰맸다. 25일 실밥 봉합 상태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라 16일 경기 출전은 불가능했다.

경남은 경기 연기를 요청했으나, 한국프로축구연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코로나19 규정에 따르면, 미확진 GK가 1명 이상 포함된 최소 17명의 선수가 있으면 경기는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부상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다친 선수들도 경기 엔트리에 포함된다. 이를 근거로 연맹은 “연기 불가”를 결정했고, 부천은 원정에 나섰다.

경기 중 교체카드가 소진된 시점에 GK가 퇴장을 당하거나 부상을 당하면 필드플레이어가 남은 시간 GK 장갑을 끼는 경우는 적지 않지만, 풀타임을 소화해야 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다. 경남은 나름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를 피하진 못했다.

이런 상황이 처음도 아니다. 앞서 K리그1(1부) FC서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한 가운데도 부상자들을 포함한 선수 17명이 채워져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를 소화했다. GK 증발 사태 역시 종종 벌어졌다. 2011년 승부조작에 휘말린 GK들이 이탈한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에서 수비수 이윤의, 2014년 안산 무궁화(당시 경찰축구단)의 주전 GK 부상과 전역이 겹쳐 공격수 강종국이 GK로 출전한 바 있다.

누구에게도 특혜를 줄 수 없다는 연맹의 입장은 십분 이해된다. 국제축구연맹(FIFA) 또한 코로나19 임시 규정에 부상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그래도 경남의 사정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 GK는 특수 포지션이다. 4명 중 절반이 넘는 3명이 감염자가 됐고, 남은 선수마저 의학적 소견 상 출전이 불가능했다.

조금은 탄력적으로 규정을 적용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경남이 조심스레 기대한 산하 유소년 팀 GK의 임시 등록마저 불가능했다. 선수 등록이 3월 말 마감됐다는 이유에서였다.

코로나19 사태는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래서 임시 규정이 탄생했다. 교체 인원을 5명으로 확대한 것도 여기서 비롯됐다. 경기를 연기하려면 GK 4명이 전원 확진 판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과하지 않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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