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킥오프 타임, 빡빡한 회복…ACL의 넘쳐나는 변수들

사진제공 | 전북 현대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동아시아권역 조별리그가 한창이다. K리그에선 전북 현대, 울산 현대, 대구FC(이상 1부), 전남 드래곤즈(2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1~2라운드씩 마무리된 가운데 특히 두드러진 특징은 심야 경기다. 현지시간으로 오후 9~10시 전반전이 킥오프되는 경우가 있다. 그 중에서도 I조의 울산은 아주 특별한 시간대 경기를 이미 경험했다. 홈팀 조호루 다룰타짐(말레이시아)과 조별리그 2차전이 18일 오후 10시 시작됐다.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11시.

홍명보 울산 감독은 “오후 10시 경기는 새로운 경험이자 색다른 도전”이라고 했으나, 분명 낯선 상황이었다. 늦은 밤 경기를 준비하고, 또 자정이 훌쩍 넘어 종료되는 상황에서 선수단의 리듬을 최적화시키는 작업은 쉽지 않다.

그런데 울산은 이제 전혀 다른 걱정을 해야 한다. 남은 4경기는 전부 오후 5시로 잡혔다. 이제는 늦은 시간대의 피로가 아닌, 영상 36~38도의 더위와 50%를 훌쩍 넘는 습도에서 사흘 간격으로 90분 혈투를 치러야 한다.

베트남 호치민으로 향한 H조의 전북은 현지시간 오후 9시 경기가 많다. 한국과는 2시간의 차이가 있다. 앞선 시드니FC(호주)전도, 19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전도 모두 현지시간 오후 9시 킥오프다.
울산과 전북에는 국가대표들이 많다. 그러나 오후 9~10시 경기는 대다수가 경험하지 못했다. 국내 A매치들도 오후 8시 시작이 대부분이다. 심야에 경기를 하고, 늦은 식사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들면 새벽녘이다. 충분한 회복이 힘든 구조라 다음 경기까지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한국과 2시간 시차가 있는 태국 부리람과 방콕에 머물고 있는 F조의 대구와 G조의 전남도 비슷한 처지다. 오후 6시와 9시 경기를 반복해야 한다. 경기를 치르고 기자회견 등 공식 일정만 마쳐도 자정 넘어 숙소에 도착한다.

축구는 시간대에 예민한 종목이다.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선수단의 모든 일과는 30분~1시간 단위로 짜여있다. 가벼운 산책이나 간식까지 공식 스케줄이다. 킥오프 타임에 따라 이런 모든 일정이 꼬일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동남아시아에서 통합 개최되는 ACL 조별리그에는 신경 써야 할 일들이 참으로 많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