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5이닝 이상 투구 놀라워” 전설 넘은 선발진, SSG ‘역대급 출발’ 원동력

SSG 폰트, 노바, 김광현, 노경은, 오원석(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저도 깜짝 놀랄 정도예요. 그냥 ‘잘한다’고 하는 게 아니에요. 마운드에 오르면 기본 5이닝 이상은 던져주잖아요.”

SSG 랜더스는 17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올 시즌 14경기에서 13번 이겼다. 투타 균형이 조화로웠지만, 그 중에서도 선발투수들의 역량이 매우 뛰어났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ERA)도 2.14로 1위. 선발 ERA는 불과 1.59(1위)다. 14경기에서 선발승만 10승에 달했다. 김원형 SSG 감독 역시 올 시즌 초반의 폭풍질주를 언급하며 “선발투수들이 큰 원동력이 된다”고 꼽았다.

유일하게 진 1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붕괴는 없었다. 선발투수 윌머 폰트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5이닝을 책임졌다. 수비 실책 여파로 실점이 늘었지만, 3자책점(4실점)으로 버텼다. 올 시즌 폰트의 득점 지원은 경기당 1.67점으로 적었다. 그럼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를 선보였다. 그는 3경기에서 1승1패, ERA 1.35, 이닝당 출루허용(WHIP) 0.65를 기록했다.

선발야구가 된다. 지난해에는 문승원, 박종훈의 팔꿈치 부상 이탈과 외국인투수 교체 여파로 선발진 붕괴를 겪었지만, 올해는 180도 다르다. SSG는 외국인 원투펀치 폰트~이반 노바와 김광현~노경은~오원석으로 선발진을 구축했다. 그 중 김광현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지 못해 합류가 늦었다. 그 시기를 버티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5선발 후보였던 이태양(7일 수원 KT 위즈전·6이닝 1실점)이 우려를 지웠다. 노경은은 방출 설움을 이겨냈다. 다승 공동 1위(3승)다. 5선발 오원석의 ERA는 1.54(2경기·11.2이닝 2자책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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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SSG 선발진의 초반 페이스는 역대급이다. 17일 인천 삼성전에 선발등판한 노바가 6이닝 5안타 4사사구 1삼진 3실점을 기록하며 14연속경기 5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이어갔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SSG는 12일 잠실 LG전에서 이 기록을 9연속경기 달성한 역대 2번째 팀으로 거듭났다. 김시진~성준~김일융 등으로 선발진을 꾸린 1986년 삼성(12연속경기) 이후 36년 만이었다. 16일 인천 삼성전에선 노경은의 역투(5이닝 1실점 1자책점)로 이 기록마저 뛰어넘었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는 갑작스럽게 부상 선수들이 생겨서 애를 먹기도 했다. 올해는 (오)원석이와 폰트를 제외하면 사실상 새롭게 구성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나도 깜짝 놀랄 정도로 선발투수들이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냥 ‘잘한다’고 하는 게 아니다. 마운드에 오르면 기본 5이닝 이상은 던져주지 않나. 투구수(경기당 87.6개·4위)도 기준을 지나치지 않는다. 나도 예상 못한 투구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며 웃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