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이민자 이야기에 푹 빠진 할리우드

입력 2022-04-25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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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등 한인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들이 할리우드에서 연이어 제작되고 있다. 사진은 ‘파친코’에서 주인공 젊은 선자 역의 김민하(왼쪽)와 그의 엄마를 연기한 정인지. 사진제공|애플TV+

영화 ‘미나리’에 이어 OTT 드라마 ‘파친코’까지…

“이민은 글로벌 이슈…공감대 얻어”
K콘텐츠 열풍 속 메인소재 급부상
“세계 이민자에 보내는 헌사” 극찬
코미디·로맨스물 등 다양한 변주도
영화 ‘미나리’에 이어 애플TV+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등 한국 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한인 디아스포라(본토를 떠나 타지에서 자신들의 규범과 관습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민족집단)가 할리우드의 메인 소재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이슈인 이민 문제가 케이(K) 콘텐츠의 글로벌 열풍과 어우러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민=보편적 소재”

지난달 25일 첫 공개돼 종영까지 단 한 회를 남겨두고 있는 ‘파친코’는 ‘자이니치’(在日·재일 한국인)의 수난사를 그리며 관심을 끌었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가장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임에도 세계적 시선을 모은 데에는 이민이라는 이슈가 자리한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파친코’의 제작 자문에 참여한 역사N교육연구소 심용환 소장은 “핵심은 이민사회를 다룬 것”이라 강조하며 “이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소재이다. 특히 서양인들에게는 너무나 보편적인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주요 외신들도 이민이라는 소재를 4대에 걸친 가족사로 풀어가는 ‘파친코’의 방식에 관심을 보낸다. 미국 CNN은 “대대로 이어지는 과거가 어떻게 현재에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완벽하게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인디와이어는 “강렬하게 마음을 뒤흔드는, 시대를 초월한 이야기”라고 평했다. 더 플레이리스트는 “전 세계 이민자들에게 보내는 헌사”라고 극찬했다.

타임지는 1980년대 한인가족의 미국 정착기를 그린 영화 ‘미나리’를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뒤 또다시 이민자를 연기한 윤여정의 놀라운 연기에 주목하며 “이민자들의 끈기를 투영한 인물을 완성했다”고 호평했다.


●다양한 장르로 변주

할리우드는 한국인 이민자 이야기를 코미디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로도 변주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월트디즈니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훌루는 한국인 미국 입양아가 서울에서 취업한 뒤 자신이 한국 왕족의 후손임을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 ‘아메리칸 서울’을 제작한다. 재미 각본가인 라나 조와 ‘파친코’ 제작에 참여한 세바스찬 리 엔터미디어 콘텐츠 대표와 데이비드 김 프로듀서 등이 손을 잡았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로 한국계 미국인 고등학생 라라 진의 로맨스를 그려 눈길을 끈 넷플릭스는 그의 여동생 이야기인 스핀오프 시리즈 ‘엑스오, 키티’를 만든다. 케이 콘텐츠 열풍에 힘입어 무대를 아예 한국으로 옮겨 올로케이션한다. 장거리 연애 중인 남자친구를 보기 위해 한국을 찾게 된 소녀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담을 전망이다. 중국계 캐나다 배우 안나 캐스카트가 타이틀롤 키티 역을 맡고, 김윤진·최민영·이상헌, 뮤지컬 배우 마이클 리가 새롭게 합류한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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