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 투자

입력 2022-05-23 09: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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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은 21일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가졌다.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앞줄 왼쪽)와 현대자동차 장재훈 사장(오른쪽)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투자협약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사진제공 | 현대차그룹

‘연간 30만대 생산’ 전기차 전용 공장·배터리 셀 공장 건설

스마트 플랫폼 HMGICS 도입
앨라배마 공장과 시너지 기대
글로벌 전기차 선도 업체 도약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EV) 전용 공장과 배터리 셀 공장을 건설하고, 글로벌 전기차 선도 업체로의 도약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1일(현지시간 20일)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위치한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 장재훈 사장, 호세 무뇨스 사장, 조지아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전기차 전용 공장은 올해 하반기 착공해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장이 완공되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2005년), 기아 조지아 공장(2010년)에 이어 현대차그룹의 세 번째 미국 공장이 된다.

이날 협약식에 영상으로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미국에서의 첫 스마트 공장인 조지아주 전기차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지아 주정부는 현대차그룹의 투자 결정에 호응해 전기차 신공장 및 배터리셀 공장의 성공적인 설립과 운영 안정화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 제공과 향후 지속적인 제반 지원을 약속했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EV) 전용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 대형 SUV ‘세븐’ 콘셉트카 이미지. 사진제공 | 현대차그룹



●‘제2의 앨라배마 효과’ 기대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의 고강도 ‘바이 아메리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미국에서 생산된 부품이 2024년에는 65%, 2029년에는 75%를 넘어야 미국산으로 인정받고 각종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강화된 규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22년형 차량부터 기업 평균연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기존보다 두 배가 넘는 벌금을 부과한다.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기차 생산 및 판매를 필연적으로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설 전기차 공장은 1183만m² 부지 위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된다. 기아 미국생산법인과는 약 400km 거리에 있으며,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생산법인과 더불어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 공유 등 효율적 공급망 관리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의 해외 완성차 생산은 현지 브랜드 가치를 향상시키고 수요를 증가시켰으며 국내 생산과 수출 증가, 국내 부품산업 활성화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성장 구조를 형성해 왔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이 ‘제2의 앨라배마 효과’를 재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05년 첫 미국 완성차 공장인 앨라배마공장 가동을 기점으로 대미 완성차 수출액이 큰 폭으로 증대되었으며, 국내 부품산업의 글로벌 진출도 활성화(2004년 대비 2021년 국내 자동차 부품 수출액 279% 상승)됐다.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EV) 전용 공장에서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아 대형 SUV ‘EV9’ 콘셉트카 이미지. 사진제공 | 현대차그룹



●차별화된 스마트 제조 플랫폼 도입

현대차그룹은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미국 전기차 신공장에 도입한다. HMGICS의 혁신 플랫폼은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205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 다양한 제조 신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생산 공장과 차별화된 스마트 제조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신공장 생산 시스템의 효율화 및 최적화를 달성하고 공장 RE100 조기 추진 등이 가능한 신개념 미래공장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한 다차종의 전기차를 생산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생산 효율성 및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동화 추세에 대한 전략적 대응력도 높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기차 시장의 수요 확대 및 시장 세분화, 고객 요구의 다변화 등에 맞춰 기민하게 대응하고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현지 생산·공급 기반을 갖출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전기차 등 자동차 산업에 관한 현지 정부의 제도 및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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