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아이유 “고레에다 감독 러브콜은 인생대박” [인터뷰]

입력 2022-06-08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제공 | EDAM엔터테인먼트

절제된 미혼모 연기, 내게 맞는 옷
가수·배우 공통의 매력은 집단협업
“과연 내가 이곳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영화 ‘브로커’(영화사 집)의 첫 대본 리딩 현장에 참석했던 아이유(이지은·29)의 마음은 무거웠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등 한국영화계를 이끌어가는 최고 배우들의 얼굴을 둘러보고는 “나만 잘하면 된다”라는 부담감이 밀려왔다.

성매매 여성이자 아이를 버린 미혼모 소영을 연기하는 것 역시 쉽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삶을 살든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같다”는 마음으로 소영을 이해했다.


●“고레에다 감독님의 러브콜, 대박!”

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으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가치 있는 이야기를 노골적이거나 어렵게 다루지 않는 고레에다 감독의 영화”를 늘 사랑해온 팬이었기 때문이다.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가 없었어요. 그저 ‘대박!’이라는 말만 외쳤죠. 사실 대본을 받기 1년 전 쯤 한 식당에서 감독님을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감독님은 저라는 사람을 전혀 몰랐거든요. 그런데 1년 만에 감독님이 저에게 작품을 제안해 주신 거예요. 정말 신기했어요.”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본 후 출연 제의를 했다는 감독의 말에 극중 소영을 “‘나의 아저씨’의 지안과 비슷한 인물로 생각하고 접근”하려 했다. 하지만 무던한 지안과 감정적인 소영의 표현법은 전혀 달랐다. “새로운 모습을 보일 기회”였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은 비슷해요. 막 표현하는 연기보다 절제하는 연기가 저와 더 잘 맞는 것 같아요. 평상시에도 제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속으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이거든요. 그런 연기를 하는 게 제 마음도 더 편하죠.”


●“아이유가 곧 이지은”

가수와 배우를 오가고 있는 그는 두 가지 일이 전혀 다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녹음실에서는 촬영 때처럼 여러 테이크를 가면서 제가 표현한 것들을 모니터링해요. 더 좋은 결과물을 위해 엔지니어, 작곡가들과 회의하죠. 그 모든 과정이 촬영 현장과 다르지 않아요. 가수로 활동할 때도 녹음실에서의 과정을 제일 좋아해요. 함께 하는 일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편이에요.”

가수 아이유와 배우 이지은이 다르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아이유라는 예명 뒤로 “진짜 이지은의 모습을 숨기기도” 했지만, 이제는 두 가지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있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아이유와 이지은을 분리하고 싶었어요. 이제는 이지은이라는 이름으로 연기하고 활동하고 있잖아요. 그저 모든 순간을 즐기고 감사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