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잡주’ 인생에 현실감 더한 염정아 열연 (클리닝업)

입력 2022-06-0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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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가 이번에도 연기력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염정아는 JTBC 토일드라마 ‘클리닝 업’(연출 윤성식, 극본 최경미)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고, 또 허우적대는 베스티드 투자 증권 미화원 ‘어용미’로 오롯이 열연 중이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돈이 나올 구멍은 없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딸의 학교를 찾아가겠다고 사채업자 오동주(윤경호 분)는 협박하고, 바람 나 이혼한 전 남편 진성우(김태우 분)는 오히려 양육권을 내놓으라는 어용미 인생은 쉽지 않다. 주식에 비유하면 계속 하한가인 ‘개잡주’(성장 가능성이 낮은 비우량주를 빗대는 말)와 같다.
그렇지만 두 딸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라면 ‘N잡’(두 가지 직업 또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 어용미는 못할 것이 없다. 내부자 거래라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기회 앞에 불나방처럼 뛰어든 이유다.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 용미 앞에 어용미가 원하는 대로 ‘평범한’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가운데, 이 모든 굴곡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연기로 살려낸 염정아.
비록 돈은 궁해도 없어 보이고 싶지 않은 어용미는 믹스 커피를 마셔도 별다방 컵에 타서 마시고, 회의실에 남겨진 샴페인으로 약간의 허세도 부린다. 가사 도우미로 일하는 집에서 버리는 명품 옷 가져다 아이들에게 입힌다. 이런 구질구질함을 자각할 때마다 피어 오르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용미 감정을 오롯이 살려내는 염정아의 표정 연기는 일품.
유난히 자신과 닮은 것 같은 취준생 주현(김혜윤 분)에게 어용미다운 인생 조언을 건넨 장면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내일 살 이유를 만들어 봐”라는 어용미 말은 보다 현실적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죄 의식보다는 절박함으로 내부 정보를 활용한 내부자 거래에 뛰어드는 다채로운 모습과 감정은 어용미가 처한 현실을 보다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 과정에는 연기 베테랑 염정아 활약으로 채워진다.
염정아 활약이 돋보이는 ‘클리닝 업’는 매주 토, 일요일 밤 10시 3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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