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언사’입니다” 2연속 구원승 챙긴 KT 이채호가 말하는 이적과 체인지업

입력 2022-06-19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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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채호. 스포츠동아DB

이적이 선수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사례는 많다. 새 유니폼을 입고 분위기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확실히 달라지곤 한다. 새 팀에서 좋은 동반자들을 만나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고 늘 성공작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적 후 고생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그런 점에서 KT 위즈 우완투수 이채호(24)에게는 올 시즌 중 트레이드가 터닝 포인트로 작용한 듯하다.

이채호는 지난달 22일 1대1 트레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정든 SSG 랜더스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선 그는 18일까지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제로(0)행진을 펼치며 2승1홀드를 챙겼다. 어느새 KT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자원이 됐다. 14, 15일에는 SSG를 상대로 연속 구원등판해 승리투수가 되는 행운도 누렸다. 특히 14일에는 고작 4개의 공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이채호는 스스로를 ‘언사’라고 지칭했다. 언더핸드 투수라고 보기에는 투구 시 팔의 위치가 높고, 사이드암이라고 보기에는 낮아서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팔의 높이를 조정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구위를 배가시키기 위해 팔의 높이를 달리해봤다. 하지만 크게 효과를 보진 못했다. 그 와중에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그는 KT에서 레전드 언더핸드 투수였던 이강철 감독, 현재 리그 최고의 언더핸드 투수인 고영표를 만나면서 해답을 찾았다. 팔의 위치를 달리 하는 것보다 같은 동작에서도 골반을 잘 이용하고, 팔이 나오는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구위가 달라질 수 있음을 터득했다. 그 덕분에 이적 후로는 좌타자에 대한 부담을 한층 덜어냈다. 좌타자에게 주로 던지는 체인지업의 구위가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채호는 “트레이드가 나에겐 좋은 기회가 됐다”며 “많이 긴장됐지만 ‘결국 네가 스스로 해야 한다’는 한마디 조언을 들은 것도 크게 와 닿았다.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더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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