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식을 즐기면서 심뇌혈관 가족력 있다면, ‘이것’ 검사 받아야 [건강 올레길]

입력 2022-06-27 15: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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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상 시 고기를 즐겨 먹는 이들을 ‘미테리언(Meatarian)’이라고 부른다.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비건(Vegan)’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단백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문제는 지나친 단백질 섭취가 건강 악화의 부메랑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제2의 콜레스테롤이라고 불리는 ‘호모시스테인(Homocysteine)’ 때문이다.

호모시스테인이란 육류와 달걀, 우유 등 고단백질 음식을 섭취할 때 생성되는 아미노산을 말한다. 단백질에 함유된 메티오닌이 체내에 들어올 경우 인체에 무해한 시스테인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체내에 비타민B군이 충분하지 않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스테인이 아닌 독성을 갖춘 호모시스테인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호모시스테인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혈관 노화 및 혈전 생성의 원인이 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혈액순환이 불균형하게 변해 심뇌혈관 질환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호모시스테인의 매커니즘은 지난 1995년 미국 하버드 의대 매컬리 박사에 의해 규명됐다. 매컬리 박사는 오랜 연구 끝에 호모시스테인이 혈관 내벽을 산화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뿐만 아니라 혈전을 만들어 동맥경화. 뇌졸중 등을 부추기는 독성 물질이라고 정의하며 관심을 모았다.

뿐만 아니라 호모시스테인이 치매, 골다공증,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일으키는 요소로 언급되고 있다. 문제는 호모시스테인 검사가 건강검진 필수 항목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제때 검사를 받지 않아 심뇌혈관 질환 등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많다. 만약 평소 육식을 즐기면서 심뇌혈관 질환 가족력을 보유한 경우라면 정기적인 호모시스테인 검사가 권장된다.

호모시스테인 검사는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통해 호모시스테인의 양을 확인하는 원리다. 다만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음식물 섭취 여부에 따라 바뀔 수 있으므로 검사 12시간 전부터 금식해야 한다.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5~15μmol/L 정도라면 정상 소견으로 분류한다. 만약 호모시스테인 수치가 15μmol/L 이상이라면 정상 범위를 초과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비타민B6(피리독신)·B9(엽산)·B12(코발라민) 보충 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치료 외에 개개인의 식습관 개선 노력도 필수다. 호모시스테인 수치를 낮추기 위해 육식 양을 줄이고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 메티오닌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6·B9·B12 섭취를 꼭 챙겨야 한다.

정한샘내과 정한샘 원장은 “엽산은 시금치 등 녹색 채소에, 비타민B6는 생선, 전곡, 바나나에, 비타민B12는 우유, 달걀 등 동물성 식품에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며 “별도로 비타민B군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반대로 과도한 음주, 카페인 섭취 등은 비타민B군 소실을 초래하므로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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