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봉은 다음 기회에” 키움 안우진, 괴력투로 데뷔 첫 10승…구창모에 판정승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키움 안우진이 역투하고 있다. 고척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명품 투수전’의 승자는 파이어볼러였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은 1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등판해 8.1이닝 2안타 2볼넷 1사구 11삼진 무실점의 괴력투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그는 2018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또 이날로 전반기 등판 일정을 마친 가운데 17경기에서 10승4패, 평균자책점(ERA) 2.02의 눈부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탈삼진은 무려 125개.
이날 경기에 앞서 키움 홍원기 감독은 “오늘이 안우진의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라고 아예 못을 박았다. 키움은 12일부터 인천에서 SSG 랜더스와 전반기 최종 3연전을 벌이는데, 안우진은 로테이션 상으로도 더 이상의 등판이 어렵다.

이날 두 팀의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우완투수와 좌완투수가 맞붙기 때문이었다. 안우진의 맞상대는 부상 복귀 후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는 NC 구창모(25)였다. 홍 감독은 “개인적으로 오늘 등판하는 두 선발투수가 국가대표 원투펀치라 생각한다”고 말했고, NC 강인권 감독대행 역시 “한국야구를 이끌어갈 좌완과 우완이다. 나도 손에 땀을 쥐고 관전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두 투수는 5회까지 단 1점도 내주지 않는 짠물 피칭을 거듭했다. 그러나 팽팽한 승부에서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이는 구창모였다. 6회말 1사 후 이용규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진호로 교체됐다.

키움은 이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속타자 이주형이 좌전안타로 1사 1·2루 찬스를 만들었고, 곧바로 이지영이 좌전적시타를 날렸다. 키움은 김휘집의 중전적시타까지 더해 2-0 리드를 잡았다. 구창모의 최종 성적은 5.1이닝(98구) 4안타 4볼넷 7삼진 1실점.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안우진은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2점은 그가 승리를 지키는 데 충분한 득점 지원이었다. 7회초 2사 후 양의지에게만 안타를 내줬을 뿐 큰 위기 없이 무실점 역투를 이어갔다. 8회초까지 100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으로 막은 안우진은 9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완봉에 도전하는 듯했다. 그러나 선두타자 손아섭을 4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마무리투수 문성현이 권희동과 박민우를 각각 삼진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팀과 안우진의 승리가 확정됐다.

안우진은 경기 후 “올해 첫 승부터 이번 10승까지 모두 수비진과 코칭스태프의 도움 덕분에 할 수 있었다. 오늘은 끝까지 던지고 싶었는데, 9회 올라가기 전에 코치님께서 한 타자만 상대한다고 말씀하셔서 그렇게 했다. 완봉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도전해보겠다”고 밝혔다.

고척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