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 편견 깬 ‘우영우’, 세계서 통했다

입력 2022-07-1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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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시청자의 호평 속에 시청률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사진은 강기영, 박은빈(오른쪽)의 모습을 담은 드라마의 한 장면. 사진제공|ENA채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뜨거운 인기

자폐장애 지닌 천재 변호사 이야기
“힐링드라마” “독특한 재미” 입소문
‘넷플’ 세계서 많이 본 TV 톱10 등극
‘한국판 종이의 집’ 등 화제작 제쳐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돌풍의 중심에 섰다. 안방극장을 넘어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세계무대에서도 가파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방송안팎에서 새로운 ‘힐링드라마’가 탄생했다는 극찬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의 편견을 단번에 ‘팍’!


드라마는 자폐 장애를 딛고 변호사가 된 우영우(박은빈)가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한바다의 신입으로 채용되면서 겪는 이야기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기억력을 무기삼아 각종 사건들을 해결해가고 있다. 자신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소송의 실마리를 잡으면서 통쾌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친구 동그라미(주현영), 로스쿨 동기 최수연(하윤경) 등과 우정을 나누고,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와는 묘한 로맨스까지 쌓아가면서 독특한 재미를 안긴다.

무엇보다 우영우가 사건을 해결하는 주체로 그려지는 점이 인기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장애인을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존재로 그린 이전 드라마들과는 색다른 접근 방식이다. 연출자 유인식 PD, 극본을 쓴 문지원 작가 등 제작진이 기획 초기부터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를 살아가는 캐릭터를 통해 장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겠다”는 목표를 세운 결과다. 이를 위해 김병건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등 자폐 관련 자문위원들로부터 1년여 동안 자문을 받기도 했다.

최근 잇단 발달장애 가족의 비극적 사건 속에서 시의적인 공감대까지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안산에서 홀로 20대 발달장애인 형제를 돌보던 60대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폐스펙트럼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은 SNS 등을 통해 “비록 우영우가 현실에 있기 힘든 캐릭터이지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준다”며 응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ENA 채널 급부상

드라마를 통해 ENA는 시청자 유입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KT의 위성방송 자회사 스카이라이프TV가 운영하는 채널은 그간 ‘재방송 채널’로 인식되면서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드라마가 7일 5.2%(닐슨코리아)까지 시청률이 치솟으면서 다른 지상파·케이블 방송사들과 비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제작사인 KT스튜디오지니의 성장세 또한 방송가 안팎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크라임퍼즐’, ‘구필수는 없다’에 이어 세 번째 오리지널 시리즈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기세를 이어 2025년까지 IP(지식재산권) 확보 등 콘텐츠 분야에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다양한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할 방침이다.

OTT에서는 수직 상승 중이다. 10일 OTT 콘텐츠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드라마는 넷플릭스 세계 많이 본 TV 프로그램 8위에 랭크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 파트1’(13위), tvN ‘환혼’(19위) 등 화제드라마들보다 앞선 순위다. 넷플릭스의 대한민국 톱10 시리즈에서는 1위에 올랐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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