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김진수의 하소연, “이렇게 월드컵에 간다면”…살인일정 후폭풍이 두렵다

입력 2022-08-30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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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진수. 스포츠동아DB

K리그1(1부) 전북 현대에서 활약하는 국가대표 주전 왼쪽 풀백 김진수(30)가 혹독한 시즌 일정에 혀를 내둘렀다.

김진수는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하나원큐 K리그1 2022’ 23라운드 순연경기(2-2 무)에 전반 25분 투입돼 후반 추가시간까지 70분을 뛰었다.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0-2를 2-2 무승부로 바꾸는 데 일조한 그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대로 주저앉았다.

2022카타르월드컵으로 10월 말 시즌 종료에 맞추느라 K리그1 모든 팀이 벅찬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전북은 고통이 가중됐다. 최근 일본에서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토너먼트 3경기(16강~4강)를 전부 연장까지 소화한 여파다. 귀국 후 사흘만의 실전에 전북 선수들의 컨디션은 바닥이었다.

이날 경기 수훈선수로 공식 인터뷰에 나선 김진수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허벅지와 다리를 얼음으로 감싼 그는 올해 K리그1 28경기 중 24경기(교체 투입 5회)를 뛰었다. 같은 포지션 후배 박진성의 성장이 더딘 탓에 사실상 풀 경기를 소화하느라 쉴 틈이 없다.

“일정이 많이 아쉽다. K리그 선수 모두가 힘들게 뛰고 있다”고 운을 뗀 김진수는 “카타르월드컵에 출전할 선수 절반 이상이 K리그에 있다. ‘월드컵에서 100%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럴 만도 하다. 김진수는 전북 소속으로 리그, FA컵, ACL 등을 치렀다.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부름을 받아 대부분의 A매치에도 출전했다. 또 올스타 성격의 ‘팀 K리그’에 뽑혀 토트넘(잉글랜드)과 친선경기에도 나섰다. 이를 악물고 버텨보려 해도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계에 달했음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는 “날씨도 계속 덥고, (일정도) 타이트했다. 마치 유럽에서 뛸 때 귀국 후 느낀 시차와 같은 피로감이다. 멍하다. 잘 자고 먹으려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느낌”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만약 9월 A매치 시리즈(코스타리카~카메룬전)가 해외에서 열린다면 고통이 가중될 뻔했다. 월드컵 선전을 위해선 해외파 못지않게 국내파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아니나 다를까. 포항전에서 가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 김진수는 후반 막판 스프린트를 하다 허벅지를 움켜쥐고 멈춰 섰다. 햄스트링 부위였다. “순간적으로 뜨끔했다. 다음 경기를 치르는 데는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으나 한 번쯤 쉼표가 필요하다.

김진수에게는 월드컵 출전이 몹시 간절하다. 부상으로 2014년 브라질, 2018년 러시아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조건이 좋은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 전북에서 임대생활을 연장한 것은 월드컵 출전을 위한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김진수는 물론 대표팀의 국내파 선수들 모두가 살인적 스케줄의 후폭풍을 걱정하고 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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