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스로 위기 넘긴 수원, 극적 잔류 기쁨에 취해선 안 된다

입력 2022-11-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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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마지막 순간에 웃었지만, 수원 삼성은 결코 극적인 K리그1(1부) 잔류에 취해 있어선 안 된다.

수원은 ‘하나원큐 K리그 2022’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FC안양을 1·2차전 합계 스코어 2-1로 따돌리고 K리그1 잔류에 성공했다. 내년에도 K리그1을 누빌 수 있게 됐지만, 결코 안심해선 안 된다. K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으로서 위상을 회복하려면 부진의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2023시즌 준비과정에선 팀에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정확히 파악하고 제대로 된 영입을 추진해야 한다. 우선 올 시즌 스카우팅의 실패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시즌 개막 이전 수원은 권창훈(김천 상무), 정상빈(그라스호퍼), 김민우(청두 룽청), 헨리(LA FC) 등이 빠진 자리에 불투이스, 사리치, 정승원, 류승우 등 주전급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질적, 양적으로 빈자리를 채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수년간 고민거리였던 공격수 영입에서 너무도 큰 실책을 범했다. 덴마크 2부리그 득점왕 출신 세바스티안 그로닝은 FA컵에서 1골을 뽑았을 뿐 K리그 무득점에 그친 채 계약이 해지됐다. 영입 당시 실시간으로 입국 상황을 전했던 구단의 노력이 민망할 정도였다. 더군다나 거액의 이적료를 회수하지 못해 완벽히 손해 보는 장사가 됐다. 여름이적시장에서 안병준을 영입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었다.

선수단의 정신력 문제도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안일한 경기 태도, 상대와 기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노출했다. 민상기, 한석종 등 주장단의 부진, 염기훈, 양상민 등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 축소로 피치 위 리더십은 사라졌다. 강등 위기가 코앞에 닥치기 전까지 투혼을 제대로 발휘했는지도 의문이었다. 시즌 도중 임대 복귀한 이종성을 제외하면 파이터처럼 싸워줄 선수가 없었다.

이병근 수원 감독 역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선수들의 개인능력은 좋지만, 우리보다 위에 있거나 강하게 도전하는 팀과 부딪힐 때 피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 동계훈련부터는 바뀌어야 한다”며 “선수단을 잘 보강하고 정신적으로 약한 점들을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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