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를 거부한 챔피언…부상 악몽에도, 선제 실점에도 프랑스는 강했다 [카타르 리포트]

입력 2022-11-23 13: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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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컵에는 각종 이야깃거리가 넘쳐난다. 주제도 다양한데, 빠짐없이 등장하는 한 가지가 있다. 징크스, 그 중에서도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다. 이탈리아(1934·1938년), 브라질(1958·1962년)을 제외하면 대회 2연패에 성공한 나라가 없을 정도로 전 대회 우승국은 늘 어려움을 겪었다.

1998년 안방대회에서 정상에 선 프랑스는 2002년 한·일대회에서 거짓말처럼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이 대회를 제패한 브라질은 4년 뒤 독일월드컵 8강에 올랐으나, ‘영원한 우승 후보’임을 고려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는 아니었다.

2006년 독일대회에서 우승한 이탈리아도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2010년 남아공대회에서 조별리그 꼴찌로 탈락했다. 이 때 우승한 스페인도 저주를 피하지 못했다. 4년 뒤 브라질대회에서 역시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2014년 브라질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독일도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2018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에 0-2로 덜미를 잡혀 16강행에 실패했다. 영원토록 회자될 ‘카잔의 기적’이다.

러시아월드컵 우승국 프랑스도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덴마크~호주~튀니지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D조에 묶여 상대적으로 수월한 경쟁이 예고됐으나, 디펜딩 챔피언의 저주가 본격적으로 언급되기 시작한 게 바로 자신들 때문이란 점에서 불편함이 적지 않았다. 더욱이 완전체 전력도 구축하지 못했다. 폴 포그바(유벤투스), 은골로 캉테(첼시)가 부상으로 동행하지 못했다. 개막 직전에는 허벅지를 다친 카림 벤제마(레알 마드리드)까지 이탈했다. 물론 초호화 군단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으나, 디디에 데샹 감독이 원하는 수준은 아니었다.

올리비에 지루(왼쪽), 킬리안 음바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호주와 조별리그 1차전은 그래서 더 주목받았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은 몹시 찜찜했다. 전반 9분 만에 호주 크레이그 굿윈에게 먼저 실점하면서 불안한 그림자가 드리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왼쪽 풀백 루카스 에르난데스(바이에른 뮌헨)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됐다.

하지만 프랑스는 충분히 강했다. 오히려 잠자던 승부욕이 깨어났다. 루카스를 대신한 동생 테오 에르난데스(AC밀란)가 전반 27분 정확한 크로스로 아드리앙 라비오(유벤투스)의 헤더 동점골을 도왔다. 기세가 오른 프랑스는 5분 뒤 올리비에 지루(AC밀란)의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프랑스는 멈추지 않았다.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가 후반 23분 우스만 뎀벨레(FC바르셀로나)의 어시스트를 받아 헤더골로 쐐기를 박았고, 3분 뒤 음바페의 크로스를 지루가 4번째 골로 연결했다. 월드컵 개막 이후에도 여전히 부상 여파는 안고 있으나, ‘우승국의 저주’만큼은 반복하지 않으려는 프랑스다.

알와크라(카타르)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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