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소식좌’의 시대!” 가수 산다라박과 배우 박소현(왼쪽부터)이 적게 먹는 식습관인 ‘소식’을 주제로 한 유튜브 콘텐츠 ‘밥 맛 없는 언니들’을 내놔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유튜브 채널 ‘흥마늘 스튜디오’

“이제는 ‘소식좌’의 시대!” 가수 산다라박과 배우 박소현(왼쪽부터)이 적게 먹는 식습관인 ‘소식’을 주제로 한 유튜브 콘텐츠 ‘밥 맛 없는 언니들’을 내놔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유튜브 채널 ‘흥마늘 스튜디오’


박소현·산다라박·주우재·김국진 등 ‘소식가 스타들의 반란’

소식의 장점·맛 집중법 등 어필
유튜브·예능 프로서 폭발적 인기
김헌식 평론가 “MZ세대 트렌드”
일각선 “그릇된 식습관 부추겨”
한동안 ‘먹방’이 주류로 통했던 방송가에 ‘소식’(小食)을 내세운 스타들이 뜬다. 방송인 박소현, 가수 산다라박, 개그맨 김국진, 모델 주우재 등이다. 이들은 적게 먹는 식습관과 이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내보이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특히 ‘먹방’에 식상함을 느끼거나 관련 부작용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소식’ 콘텐츠에 시선이 더욱 쏠리고 있다.


●‘적게 먹는 행복’에 주목


박소현과 산다라박이 함께 출연하는 유튜브 콘텐츠 ‘밥 맛 없는 언니들’이 대표적이다. 유튜브 채널 ‘흥마늘 스튜디오’에서 공개하는 콘텐츠는 연예계의 대표 소식가인 이들이 다양한 게스트들과 식사하는 내용이다. 기존의 ‘먹방’ 콘텐츠의 설정을 따르지만, 극히 적게 먹는 이들의 식습관이 재미 요소로 꼽힌다. 박소현이 한 입마다 5분 동안 씹거나 단 여섯 번의 젓가락질로 한 끼를 마치는 장면 등이다.

대신 이들은 음식 재료 본연의 맛에 집중하는 방법 등을 소개하며 소식의 장점을 부각한다. 특히 박소현은 “우리가 핍박받던 시대가 있었으나 이제 ‘소식좌’(소식하는 사람)의 세상이 열렸다”며 다양한 식습관이 개성으로 인정받는 흐름을 강조해 공감을 얻었다. 덕분에 영상들은 최대 388만 뷰를 넘겼다.

모델 주우재는 MBC ‘전지적 참견 시점’, ‘로컬식탁’ 등 관찰 예능 포맷에서 선보인 소식 장면이 인기를 끌면서 대표적인 ‘소식 스타’로 거듭났다. 그의 식사 장면을 갈무리한 유튜브 영상들은 무려 390만 조회수까지 치솟으며 각종 SNS에서도 화제다. 이에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오늘의 주우재’에서 소식을 주제로 한 특집들을 내놓고 있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JTBC ‘먹자고’도 김국진, 가수 김태원 등 소식가들과 개그맨 김준현, 야구스타 이대호 등 대식가들을 대비시켜 웃음을 자아낸다. 제작진은 이들이 함께 여행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도 중점적으로 다룰 방침이다.


●‘나만의 방식’에 대한 존중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5일 “최근 MZ세대의 트렌드로 꼽히는 ‘가치 소비’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가치 소비’란 소비자가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의 판단을 토대로 소비하는 방식을 뜻한다. 김 평론가는 “소식에 대한 공감은 결국 자기 방식대로 먹는 것에 대한 존중”이라며 “친환경, 건강 등에 신경 쓰는 젊은 세대들이 ‘먹방’에 대한 문제의식을 표출하는 사례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소식 콘텐츠가 다이어트를 조장하거나 그릇된 식습관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밥 맛 없는 언니들’의 영상에는 “출연자들처럼 마른 몸매를 가지기 위해서는 적게 먹는 수밖에 없는 것이냐”, “다이어트 욕심이 생긴다” 등의 댓글들이 달려 시청자의 우려를 샀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