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태걸·김주석 “우리가 초대 챔프”

경륜 최강자전 우수급 우승자 김주석(오른쪽)과 선발급 우승자 오태걸이 시상식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성황리에 마친 KSPO 경륜 선발·우수 최강자전

도약·재기 발판 마련 이벤트 레이스
대상경주 방불케 하는 명승부 펼쳐
“선수들 한단계 성장하는 계기 될 것”

올 시즌 신설한 ‘KSPO 경륜 선발·우수 최강자전’의 첫 주인공은 선발급 오태걸(17기 부산 33세)과 우수급 김주석(26기 가평 29세)이 차지했다.

4일 진행한 ‘선발·우수 최강자전’은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진급에게는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를, 노장들에게는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동기 부여의 장을 만들고자 기획한 레이스다. 연말 특선급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그랑프리를 전에 실시하면서 경륜 팬의 흥미를 고조시켰다.

선발, 우수급 경주나 중하위권 선수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느끼는 팬들의 관심이 쏠렸고, 과거 전성기를 누렸던 선수들에 대한 올드팬들의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성과도 거두었다. 단발성 이벤트 레이스였지만 경주 임팩트와 흥행 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다.

4일 10경주로 먼저 진행한 선발급 결승은 역대 최고의 혼전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접전이었다. 우승자 오태걸은 금토 예선과 준결승에서 2위를 차지하며 결승에 진출했으나, 초반 대열 가장 후위로 밀리는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선행과 젖히기로 주도권 다툼을 벌이던 김경환과 김영석을 절묘하게 마크로 전환하며 막판 기막힌 추입을 성공시켰다.

오태걸은 6월 29일 경주 중 낙차사고로 인한 쇄골과 갈비뼈 골절로 약 4개월의 공백이 있었다. 10월 복귀 후 훈련을 하루도 거르지 않았던 노력 끝에 이번 우승을 이루어냈다. 오태걸은 시상식후 인터뷰에서 “그저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만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경기가 잘 풀렸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특선급에서 활약했던 강자들이 즐비한 우수급에서는 신예 김주석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금토 예선과 준결승에서 각각 1위와 3위를 기록해 결승에 진출한 김주석은 인기 순위 3, 4위 정도여서 도전세력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침착하게 기회를 엿보다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던 조봉철이 신동현, 이용희의 기습을 받아 밀리는 사이 송곳 같은 추입으로 역전극을 만들었다. 김주석은 훈련원을 4위로 졸업할 만큼 데뷔 초 기대주로 각광을 받았지만 코로나 휴장기를 겪으면서 초반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노력을 바탕으로 우수급 강자로 부상했고 이번 최강자전 우승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존재감이 커진 만큼 앞으로 유리한 경주 전개와 함께 꿈에 그리는 특선급 진출 또한 청신호가 커졌다는 평가다.

김주석은 경기 후 “쟁쟁한 선배들과 결승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우승까지 차지했다”며 “언제나 노력하는 선수로 인정받고 싶다”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

이번 최강자전의 우승선수에게는 선발급 520만원, 우수급 680만 원의 상금을 트로피와 함께 수여했다. 선발급, 우수급 결승경주의 배당은 쌍승식이 각각 31.1배와 32.2배, 삼쌍승식은 무려 306.9와 317.6배로 당일 최고배당까지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다.

이번 최강자전을 지켜본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특선급 어느 대상 경주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두 경기 모두 수준 높고 박진감 넘치는 명승부였다”면서 “대회 취지에 걸맞게 결승에 진출한 선수 모두 앞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평가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