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출신’ 오르시치의 도전은 계속! ‘특급 도우미’ 타이틀 향해

미슬라브 오르시치.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월드컵 결승 진출은 좌절됐지만, 미슬라브 오르시치(30·디나모 자그레브)의 도전은 계속된다.

즐라트코 달리치 크로아티아 감독이 14일(한국시간)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와 2022카타르월드컵 4강전에서 가장 먼저 꺼낸 카드는 ‘K리그 출신’ 공격수 오르시치였다. 2골을 먼저 내주며 패색이 짙어지자, 후반 시작과 동시에 벤치에서 대기하던 오르시치를 출격시켰다. 추격골을 뽑지 못한 채 크로아티아는 0-3으로 완패했지만, 오르시치의 입지가 얼마나 커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르시치는 ‘오르샤’라는 이름으로 전남 드래곤즈(2015~2016년), 울산 현대(2017~2018년)에서 뛰어 한국축구에도 익숙한 선수다. 당시 빠른 발과 치명적 마무리 등 선수로서 능력뿐 아니라 성실한 태도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2018~2019시즌부터는 크로아티아리그 최강팀 디나모 자그레브에서 전성시대를 열었다. 팀의 에이스로서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서 두각을 드러냈고, 2019년 크로아티아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점차 존재감을 키워 모든 선수들의 꿈인 월드컵에까지 출전했다.

카타르월드컵에서 오르시치는 출전시간이 짧았음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별리그 2경기에 이어 16강전, 8강전 등 4경기에 모두 교체로 출전했다. 피치를 누빈 시간을 모두 합쳐도 26분에 불과했지만, 2도움을 적립했다. 특히 브라질과 8강전에선 0-1로 뒤진 연장 후반 12분 브루노 페트코비치(디나모 자그레브)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해 4강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역시 조커로 나선 4강전에서 크로아티아의 2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을 이끌진 못했지만, 오르시치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18일 오전 0시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릴 대회 3위 결정전에선 선발출전까지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2도움을 쌓은 그에게는 ‘특급 도우미’로 거듭날 기회다. 월드컵에선 어시스트와 관련한 공식 시상이 이뤄지진 않지만, 오르시치는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 프랑스의 앙투안 그리즈만(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과 함께 최다도움 기록을 다투고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