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FA 영입·뎁스 강화’ 달라진 롯데, 2023년에도 최대 관건은 수비

입력 2023-01-02 17: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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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유강남(왼쪽)과 노진혁.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겨우내 전력 강화에 힘쓴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몇 년간 선결과제였던 수비력 향상도 함께 이룰 수 있을까.’

롯데는 지난해 11월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열린 뒤 포수 유강남(4년 최대 80억 원)과 내야수 노진혁(4년 최대 50억 원)을 잇달아 영입했다. 앞서 구단 최초의 비(非) FA 다년계약을 통해 선발투수 박세웅(5년 최대 90억)에게 쓰기로 한 금액을 더하면 상당한 규모의 계약들이 쏟아졌다. 보장액으로는 4~5년에 걸쳐 총 190억 원을 투자하는 것이다. 롯데지주가 구단과 함께 전력 강화에 신경을 쓴 덕분이다. 롯데는 윤명준, 김상수, 차우찬(이상 투수), 이정훈(포수), 안권수(외야수) 등 방출 선수들도 품었다. 경험 전수와 선수층 강화를 꾀한 선택이다.

지난해 롯데는 수비 강화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지난해 인플레이타구를 아웃으로 연결한 비율을 나타내는 DER(Defensive Efficiency Ratio·수비효율)은 0.649로 10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약점으로 꼽힌 포수뿐만 아니라 내·외야 수비도 모두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아쉬운 타구 처리로 아웃카운트 하나를 더 올릴 기회를 놓쳤거나 한 베이스를 더 허용해 상대의 득점확률을 높여준 장면 등이 누적돼 포스트시즌 도전의 걸림돌이 됐다.

투수 입장에서도 수비 강화가 절실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ERA)에서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을 뺀 수치는 0.86으로 10개 구단 중 가장 큰데, 이는 투수들이 받은 수비 지원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롯데 선발투수들 중에선 박세웅의 ERA(3.89·18위)와 FIP(2.87·4위)의 격차가 두드러졌다. 여러 상황이 종합돼 수비 강화를 향한 공감의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역시 “내년에 더 좋은 팀이 되기 위해선 수비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센터라인을 지킬 선수들이 무게감을 더할 것만큼은 분명하다. 2017년부터 5연속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유강남과 2020년 20홈런 유격수로 거듭난 노진혁은 기존 롯데 타선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다. 유강남은 탁월한 프레이밍, 1000이닝 이상도 너끈한 체력과 블로킹 능력으로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낮은 도루저지율(19.5%) 또한 상쇄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지난 2년간 허리 통증에 시달린 노진혁에게도 다시 증명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유격수와 3루수 소화 능력은 내야진 구상을 도울 수 있지만, 관건은 예년의 수비력 회복이다.

롯데는 유강남, 노진혁의 합류로 특유의 팀 색깔인 공격적 야구를 좀더 보여줄 수 있을 듯하다. 지난해 롯데 포수(타율 0.187·OPS 0.515)와 유격수(타율 0.208·OPS 0.554)의 공격력은 매우 부진했다. 유강남과 노진혁이 이를 개선할 수 있다. 다만 선결과제가 수비라는 점은 변함없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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