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대행 체제 비상경영…“리더십 공백 최소화”

입력 2023-04-0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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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대표 후보가 연이어 사퇴하면서 KT가 리더십 부재 우려를 낳고 있다. KT 주주들이 3월 31일 서울 서초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차기 대표 선임 절차 원점으로

윤경림 후보 낙마, 우려가 현실로
사외이사 3인도 사퇴 총체적 난국
뉴거버넌스 구축 위한 TF 등 준비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 가속화
KT의 경영공백이 현실이 됐다. 또 다시 차기 대표 후보가 낙마하면서, 대표이사 유고 상황이 발생했다. KT는 리더십 부재 위기를 최소화하기 위해 빠르게 직무 대행 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하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IT시장에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차기 대표 선임 다시 원점

KT 차기 대표 후보였던 윤경림 사장이 최근 사퇴했다.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가 선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KT의 차기 대표 선임 절차는 다시 원점이 됐다. 여기에 전임 구현모 대표가 지난달 28일 물러나면서 대표이사가 없는 상황에 처했다.

KT는 직무 대행 체제로 전환했다.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대표이사 직무 대행을 맡았다. KT는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사업 현안을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KT의 경영 공백 우려가 현실이 되면서, 지난 달 31일 서울 서초 KT연구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선 주주 간 고성이 오갔다. 기존 경영진의 운영 실패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외압에 따른 인사 불확실성 제거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박종욱 직무 대행



●“지배구조 개선안 조속 마련”

KT는 조속한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TF’과 ‘뉴 거버넌스 구축 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성장지속 TF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선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방침이다.

KT 이사회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선임을 추진하고,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들이 중심이 돼 변경된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대표이사 선임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당분간 리더십 공백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표 선임 과정에서 대부분의 이사들이 물러나면서 대표인선 절차를 밟아야 하는 이사회 구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번에 재선임 후보자였던 강충구, 여은정, 표현명 사외이사는 정기 주주총회 직전 일괄 사퇴했다. 남은 것은 김용헌 사외이사 뿐이다.

국내 및 미국 상장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지배구조 개선 작업과 2차례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통한 사외이사 및 대표이사 선임 절차가 완료되기까지는 약 5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KT는 이를 최대한 단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의장을 맡은 박종욱 사장은 “올해의 전략 방향은 지난 3년 동안 입증한 ‘디지코’에 ‘알파’를 더하는 것이다”며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고 하는 것처럼 현재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해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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