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배경으로 한 미국 드라마 ‘엑스오, 키티’가 글로벌 시청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키티 역의 애나 캐스카트를 비롯한 주역들이 북촌동 한옥마을을 활보하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 미국 드라마 ‘엑스오, 키티’, 왜 인기 끄나 했더니…
드라마 배경이 서울…“KOREA가 통했다”
세계 많이 본 TV쇼 1위에 올라
명동·강남·한옥마을 등서 촬영
한가위 등 한국인 일상도 담아
김윤진 등 한국배우 대거 출연
美 연예매체 “한국 배경이 매력”
#이제 막 한국 땅을 밟은 미국 소녀 키티(애나 캐스카트). AI 로봇 안내원이 돌아다니는 인천국제공항의 풍경을 보며 감탄하다 또래인 민호(이상헌)와 부딪힌다. 훤칠한 외모로 소녀들의 시선을 빼앗는 그가 등장하자 화면에는 케이팝 그룹 세븐틴의 노래 ‘핫’이 흘러나온다. #키티의 연적(?)인 대기업 오너의 딸 한유리(지아 킴)가 쇼핑을 즐기는 곳은 서울 명동 한복판에 위치한 한국 패션브랜드 가게. 그와 동급생 친구들은 국제학교의 특별 공연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부채춤을 선보인다.드라마 배경이 서울…“KOREA가 통했다”
세계 많이 본 TV쇼 1위에 올라
명동·강남·한옥마을 등서 촬영
한가위 등 한국인 일상도 담아
김윤진 등 한국배우 대거 출연
美 연예매체 “한국 배경이 매력”
언뜻 보면 한국드라마 같지만, 미국 넷플릭스가 제작해 18일(한국시간) 공개한 드라마 ‘엑스오, 키티’의 일부 장면들이다. 2018년 인기를 끈 드라마 ‘내가 사랑했던 모든 남자들에게’의 외전으로, 당시 주인공의 여동생이었던 키티가 한국인 남자친구 ‘대’(최민영)를 만나기 위해 서울의 한 국제학교로 전학을 온다는 설정에 따라 서울을 새 무대로 삼았다.
●“한국 배경 강점”
드라마에는 키티가 명동과 강남 일대, 광화문 광장시장, 남산서울타워, 북촌동 한옥마을 등 서울 곳곳을 한국인 친구들과 누비는 모습이 내내 펼쳐진다. 가족이 한자리에 둘러앉아 전을 부쳐 먹는 추석의 풍경을 비롯해 한국인의 다양한 일상도 담았다.
키티 역의 애나 캐스카트를 비롯한 주역들이 부채춤을 배우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이를 위해 최민영, 이상헌 등 신인뿐 아니라 국제학교 교장 역 김윤진, 한유리 아빠 역 이형철, 카메오로 등장한 옥택연 등 기존의 한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핑크베놈’, 트와이스의 ‘아이 캔트 스톱 미’, 전소미의 ‘XOXO’ 등 다양한 케이팝 노래도 배경음악으로 사용됐다.
해외 시청자들은 미국의 하이틴 로맨스 드라마를 그대로 따른 내용이 다소 뻔해도 배경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한국을 배경으로 한 10대 로맨스가 매력적이다”고 평가했고, 글로벌 평점 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낯선 공간에서 벌어지는 설렘”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선선도 지수(전문가 평점) 80%를 기록했다.
●“한국적 요소 더 많아질 것”
관심에 힘입어 드라마는 공개 사흘 만인 21일 OTT 순위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의 넷플릭스 ‘세계 많이 본 TV쇼’ 정상에도 올랐다. 미국, 호주, 독일, 인도 등 64개 국가 1위에 오른 덕분이다. 한국에서는 8위에 이름을 올렸다.
키티 역의 애나 캐스카트를 비롯한 주역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활보하는 모습. 사진제공|넷플릭스
김공숙 안동대 융합콘텐츠학과 교수는 “전형적인 미국드라마 방식으로 그려진 드라마가 글로벌 시청자의 관심을 끈 것은 그만큼 한국과 한국인의 삶 자체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졌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또 “한국계 창작자들의 영역이 점차 확장되는 흐름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한국계 미국인 작가 제니 한이 제작에 참여한 ‘엑스오 키티’뿐 아니라 한국계 미국인인 이성진 감독이 제작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도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모았다. 한국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첫 미국드라마 애플TV+ ‘더 빅 도어 프라이즈’는 지난달 공개 직후 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