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의료 실리콘 밸리의 구심점 될 것”

입력 2023-08-31 09: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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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구로병원이 미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마스터플랜의 3단계 조감도. 교수연구실이 있는 새롬연구관을 재개발해 연구 및 교육 인프라를 강화한다. 사진제공|고려대구로병원

고려대구로병원 개원 40주년 기념식

세계 첫 열손가락 절단 수술 등 많은 성과
국내서 유일한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
‘사회에 기여하는 병원’ 태생적 소명 다해
미래 도약 위한 ‘3단계 마스터플랜’ 추진
“의료전달체계 최상위병원 롤모델 되겠다”
고려대의료원 구로병원(병원장 정희진)이 9월 1일 개원 40주년을 맞는다. 고려대구로병원은 1983년 서울 구로지역에 문을 열었다. 300병상으로 출발해 개원 한 달 만에 병상 대비 90% 이상의 입원실적을 올렸고, 개원 후 4개월 동안 93.4%의 병상가동률을 기록했다. 외래환자도 당초 예상했던 하루 평균 400명을 훌쩍 넘은 600명에 달해 개원 1년 후인 1984년에는 거의 모든 진료 분야에서 2∼5배 이상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병원이 안정화까지 최소 3년 이상 걸릴 것이라던 의료계의 예상을 깬 빠른 성장이었다.


●국내 최고 중증질환 진료 역량 보유

고려대구로병원은 29일 개원 40주년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에는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김동원 총장, 윤을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승명호 이사 겸 고려대 교우회장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40주년 기념영상 공개, 기념사 및 축사, 감사패 수여, 40년사 봉헌 등으로 진행했다. 40주년에 맞춰 오픈한 헤리티지홀(역사관)과 기부자의 벽 등을 돌아보며 40주년의 의미를 되새겼다.

윤을식 의무부총장겸 의료원장은 치사에서 “고려대구로병원은 개원 당시 당대 최고의 교수들이 한데 모여 자부심과 열정으로 인술을 실천해왔다”며 “의료서비스 질과 양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 의료계를 선도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성장해 고려대의료원 발전의 기틀이 된 구로병원의 미래를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1970년대 말 고려대구로병원 건립이 추진될 당시 국내는 종합병원이 부족했다. 특히 병원 건립 후보지인 구로지역은 구로공단이 있어 의료 수요는 많았지만 서울에서 가장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곳이었다. 이러한 시대적 요구와 고려대의 발전계획이 맞물려 1979년 고려중앙학원은 구로동 부지를 매입해 1981년부터 건립에 들어갔다. 그리고 착공 1년 10개월 만인 1983년 9월 1일 서울 서남부 유일의 중환자실을 갖춘 고려대구로병원이 문을 열었다.

이후 고려대구로병원은 ‘사회에 기여하는 병원’이라는 태생적 소명의식을 바탕으로 40년간 성장했다. 구로공단이 인접한 특성상 다른 곳보다 많이 찾아오는 산업재해 환자들을 치료하며 ‘세계 최초 열 손가락 절단 수술 성공’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그외에 ‘세계 첫 정맥피판술’, ‘세계 최초 흉부 단일공 로봇수술’ 등 많은 의료기록을 세웠다.

현재 고려대구로병원은 연면적 11만7922m², 1091병상, 34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상급종합병원으로 연간 외래환자 96만7855명, 입원환자 5만4916명, 수술건수 2만8672건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체 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이 평균 61% 이상일 정도로 중증질환 치료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병원 측은 “현재 병원에 중증질환치료를 담당하는 다양한 진료 분야의 국가 지정 센터가 있는데 그중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는 외상전문의 육성을 위해 보건복지부가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지정한 센터이다”고 소개했다.

미래의학을 위한 연구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13년 연구중심병원으로 지정돼 신약개발, 진단기기 분야에서 주목할 성과를 거두었다. 2005년에는 국내 최초로 의료기기 특화 임상시험센터와 의료기기 사용적합성 테스트센터를 설립해 여러 벤처기업들과 함께 한국 의료사업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9년과 2022년에는 보건복지부 ‘개방형실험실 구축사업’ 주관기관으로 연속 선정돼 혁신형 바이오헬스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고려대 구로병원 ‘개원 40주년 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케이크 커팅식을 진행하고 있다.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승명호 고려중앙학원 이사 겸 교우회장, 김재호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전혜정 고려대 의과대학 여자교우회장(왼쪽부터). 사진제공|고려대구로병원



●미래를 위한 새 도약 준비 착착

고려대구로병원은 이제 미래를 위한 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상급종합병원으로서 사회가 요구하는 의료전달체계 최상위병원의 롤모델로 거듭나기 위한 3단계 마스터플랜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병원 측은 마스터플랜에 대해 “단순히 병원의 성장만이 아닌 중증환자를 비롯한 환자 중심 의료서비스 실천, 국내 의료사업화 발전, 인류를 위한 질병 정복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문을 연 마스터플랜 1단계 미래관에는 상대적으로 외래 환자가 많은 10개 진료과를 확장 이전했다. 미래관으로 이전한 진료과들이 있던 본관 및 신관에는 특성화센터를 세워 환자 중심 협진진료 서비스를 구현했다. 2024년 착공해 2027년 준공 예정인 2단계 새 암병원(누리관)은 다학제협진과 암 통합치료 시스템 등 본연의 기능을 고도화 및 전문화하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스터플랜 3단계는 연구 및 교육 인프라 확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수연구실이 있는 새롬교육관을 재개발해 배후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의 바이오 벤처 기업을 비롯해 주요 대학, 정부 기관과의 협력해 한국형 의료 실리콘 밸리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정희진 고려대구로병원장은 “병원의 40년 발자취는 어려운 시기 의료기관이 사회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보여준 자랑스러운 역사”라며 “이를 토대로 ‘당신의 마음에, 의료의 새 길에, 사회의 목소리’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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