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법행위 숨겼다 들킨 퇴단 사례만 올해 2번째, 롯데엔 왜 자성 없나

입력 2023-11-16 16: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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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배영빈. 스포츠동아DB

범법행위를 하고도 숨겼다 들킨 사례가 8개월 만에 재현됐다. 롯데 자이언츠가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중대 사안이다.

롯데는 올해 3월 고역을 치렀다. 투수 서준원이 미성년자 성범죄 연루 사실을 숨겼다가 들통 나 구단이 발칵 뒤집혔다. 서준원은 지난해 8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알게 된 미성년 피해자에게 신체사진을 찍어 전송하게 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 제작·배포 등) 혐의를 받고 경찰 조사와 영장실질심사까지 받았는데도 이 사실을 수개월간 숨겼다. 구단의 추궁에도 부인했다.

이강훈 구단 대표이사는 당시 “선수 관리소홀을 인정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재발 방지를 약속드리겠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선수관리는 여전히 미흡했다. 내야수 배영빈은 지난달 23일 서울에서 음주단속에 걸렸다. 구단은 11일 외부 소식통을 통해서야 그가 음주단속에 걸렸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잘못을 숨겼다가 드러난 사례가 반복됐다.

롯데는 16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배영빈을 퇴단 조치했다. 범법행위로 유니폼을 벗은 게 올해만 두 번째다. 소속 선수가 잇따라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지만 이번에는 구단 차원에서 내놓은 사과는 없었다. 비난 여론 확산을 우려한 듯 하다. 구단은 “음주운전이라는 범법행위와 본인이 자진신고하지 않은 은닉행위 또한 중대한 사안으로 인지하고 징계위에서 퇴단을 결정했다”고 징계 수위 결정 배경만 밝혔다.

구단도 책임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개인의 일탈도, 관리 부실도 맞다. ‘어떻게 그 많은 선수를 모두 관리하겠느냐’며 외부로 탓을 돌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오히려 기강 해이는 없었는지, 팀 문화를 어떻게 개선돼야 하는지 돌아볼 때다. LG 트윈스는 한국시리즈 우승 후 식사를 마치자마자 주장 오지환의 주도 하에 추가 행사 없이 모두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팀 레전드가 은퇴한 날 음주사건이 일어난 데 따른 학습효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겨울 프리에이전트(FA) 영입부터 김태형 신임 감독 선임까지 위기에 처한 팀의 쇄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제는 구단이 답할 차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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