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 | KOVO
상황도 긍정적으로 급변했다. 현대캐피탈은 9승13패, 승점 31로 최하위(7위) 탈출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3위권 추격에도 시동을 걸었다. 선두 우리카드(15승7패·승점 42)와 간격은 다소 멀지만, 맞대결을 잡는 등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탄탄한 경기력도 인상적이다. 현대캐피탈은 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 원정 ‘클래식 매치’에서 장신 세터 김명관의 안정적 볼 배급과 아흐메드~전광인~허수봉 삼각편대의 맹활약으로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거뒀다. 미들블로커(센터) 최민호와 차영석의 퍼포먼스도 훌륭했다. 앞선 라이벌전 3연패의 아픔을 조금은 되갚았다는 점 또한 상당한 소득이다.
갑작스레 중책을 맡은 진 대행의 목표는 소박하다. 모든 팀을 상대로 최소 1승 이상 챙기자는 것이다. 그리고 상당 부분 이뤘다. 대한항공과 OK금융그룹만이 남았다. 물론 ‘최태웅 체제’에서 이미 OK금융그룹을 꺾어봤지만, 진 대행은 아직 만나지 않았다.
일단 첫 번째 기회가 왔다. 현대캐피탈은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대한항공을 상대한다. 올 시즌 앞선 3차례 만남에선 한 번도 디펜딩 챔피언을 이기지 못했다. 9일 최하위 KB손해보험에 1-3으로 패하는 등 최근 페이스가 좋은 편은 아니지만, 대한항공의 저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5일에는 우리카드를 3-0으로 완파하며 강호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외국인 주포의 부재가 아쉽긴 해도 토종 에이스 임동혁과 부상을 털어낸 정지석, 또 다른 국내 공격수 정한용 등이 버틴 대한항공은 결코 호락호락한 상태가 아니다.
그래도 자신감은 가득하다. 현대캐피탈 베테랑 문성민은 “버티는 힘이 생겼다. 점수차가 크더라도 모두가 뒤집을 수 있다고 여긴다”고 밝혔고, 진 대행은 “아직은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지만 팀 목표는 ‘봄배구’로 향한다. 그 자체가 동기부여”라고 힘주어 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