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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는 부산 기장군에 1차 스프링캠프를 차린다. 29일부터 20일 가량 훈련한다. 이어 일본 오키나와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치른다. 해외 일정이 있지만,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하는 팀은 10개 구단 중 KT가 유일하다.
숨은 이야기가 있다. 기장 캠프는 사실 선수단이 구단에 먼저 제안해 성사됐다. 이동에 따른 피로도 증가, 시차 적응, 기후 등 여러 조건이 고려됐다. 기장 캠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사용해 선수단이 잘 아는 곳이다.
선수단은 훈련장과 숙소시설이 뛰어나 컨디션 관리가 수월하고, 구장 내 동선이 간결해 효율적 훈련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편도비행만 2차례 잇따르는 지난해 캠프지 미국 애리조나와 비교해 이동에 따른 피로가 적고, 날씨가 변덕스럽지 않으니 복장이나 일정이 바뀌는 일 또한 사실상 없다.
박경수는 “선수들의 생각을 모두 모아 ‘기장으로 가겠다’고 감독님, 구단과 상의해 결정했다”며 “구단에서 처음에는 ‘기장으로 가도 괜찮겠느냐’고 하더라. 미국과 괌도 고려했지만 굳이 해외로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미국의 경우 LA에서 애리조나 투손으로 이동하는 비행이 험난한데, 힘겹게 이동해도 이상기후가 정말 잦았다. 미처 패딩재킷을 챙기지 못한 선수들이 고생하곤 했다. 괌의 경우 그라운드 흙 교체로 구장 관리에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선수단이 기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게다가 좋은 기억까지 있다. 기장은 2021년 KT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차지했을 당시 사용했던 캠프지다. 박경수는 “기장은 훈련시설부터 호텔 등 여러 환경이 뛰어나 컨디션 관리가 무척 수월하다. 훈련하기에도 적합한 장소다. 피로도, 시차, 기후 등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며 “구단에서 ‘(기장이) 괜찮겠느냐’고 하셨지만, 선수들은 ‘우리가 기장에서 훈련하고 (2021년에) 우승도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우리만 국내에 캠프를 차리니 ‘구단의 투자가 저조한 것 아니냐’는 오해도 있지만 선수들이 모두 기장을 선호했다”고 말했다.
김현세 스포츠동아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