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스포츠동아DB
V리그 남자부 2위 대한항공(14승10패·승점 43)에도 열흘의 올스타 휴식기가 주어졌다. 선두 우리카드(15승9패·승점 44)는 바로 코앞이다. 휴식기 동안 재정비가 몹시 중요하다. 올 시즌 역대 최초의 통합 4연패를 팀과 개인의 유일한 목표로 잡은 대한항공으로선 남은 5, 6라운드 12경기에서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확정하는 게 급선무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휴식기가 남은 시즌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쉴 시간이 많지 않다. 휴식기 동안 한두 가지의 변화를 확실히 가져간다면 남은 라운드에는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휴식기가 시작되면 우선 이틀을 쉬고 나서 훈련을 재개할 예정인데, 개별적으로 휴식이 좀더 필요하다면 그에 따라 체력을 안배하려고 한다. 또 열흘 중 하루는 연습경기로 실전감각을 익히게 할 생각이다. 그동안 어디서 손발이 맞지 않았는지 다들 잘 알고 있으니 다시 맞춰야 하는 면에선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주춤했던 3, 4라운드에 두드러졌던 차이라면 단연 늘어난 범실이다. 3라운드에는 범실이 148개로 7개 구단 중 가장 많았다. 4라운드에는 최다 2위로 한 계단 내려갔지만, 그래도 개수 자체는 151개로 3라운드보다 늘었다. 특히 4라운드에는 개막 때부터 3라운드까지 없었던 팀 범실마저 2차례나 나왔다. 사소한 서브, 공격 범실만으로도 개선해야 할 요소가 적지 않았지만, 흐트러진 호흡까지 대한항공의 발목을 잡았다.
대한항공으로선 휴식기가 끝나면 추진력을 내야 한다. 주춤했던 3, 4라운드에도 3승3패씩으로 그나마 버틴 덕분에 선두권 추격이 가능한 상태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냈던 과거와 달리 올 시즌에는 우리카드와 삼성화재가 미끄러진 반사이익을 본 것도 사실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올 시즌에는 유독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살리지 못한 것 같다”며 “그래도 선두에 오르기 위한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남은 12경기에선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 최선을 다할 테니 우리에게 행운이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