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 콤비’ 규성-현우, 불안 요소 아닌 희망 등대로…호주전도 기대해

입력 2024-01-31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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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왼쪽), 조현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조규성(왼쪽), 조현우.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 골잡이 조규성(26·미트윌란)과 골키퍼 조현우(33·울산 HD)는 2023카타르아시안컵 들어 최대 아킬레스건으로 꼽혔다. 황의조(32·노팅엄)가 사생활 논란으로 국가대표 자격을 상실해 어깨가 무거워진 조규성은 대회 조별리그 내내 부진했고, 주전 수문장 김승규(34·알샤밥)가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3-1 승)을 마친 뒤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하차한 자리를 갑자기 메우게 된 조현우는 2경기 5실점(요르단전 2-2 무·말레이시아전 3-3 무)으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미운 오리새끼들’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알라얀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연장전까지 120분을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이 과정에서 조규성은 동점골을 터트렸고, 조현우는 승부차기 2차례 선방을 했다.

천신만고 끝에 사우디를 따돌리고 64년만의 아시아 정상 복귀 희망을 이어간 한국은 3일 오전 0시30분 알와크라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4강행 티켓을 다툰다. 호주는 우리보다 이틀을 더 쉬었기 때문에 체력적 측면에서 유리하다. 그레이엄 아놀드 호주 감독은 “한국-사우디전이 승부차기까지 이어지면 환상적일 것”이라며 뼈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한국은 후반 1분 사우디 압둘라 라디프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대공세에 나선 대표팀은 10분 주어진 후반 추가시간 막판까지 끌려갔으나, 종료 1분을 남기고 기적이 일어났다. 오른 측면에서 연결된 크로스를 설영우(26·울산)가 머리로 내주자 조규성이 재차 헤더 슛해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후반 19분 이재성(32·마인츠) 대신 투입된 조규성에게는 최고의 순간이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와 평가전에서도 결승골을 뽑은 그는 이번 대회 첫 골과 함께 ‘사우디 킬러’로 부상했고, 2022카타르월드컵의 유쾌한 추억도 되살렸다. 조규성은 이 경기장에서 치른 가나와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2-3 패)에서 헤더로만 2골을 터트린 바 있다. 조규성은 이날 3번 키커로 나선 승부차기도 깔끔히 성공시켰다.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수많은 찬스를 놓친 여파다. 일부 팬들은 방송 출연까지 문제 삼으며 각종 조롱성 댓글을 소셜미디어(SNS)에 남겼다. 조규성은 “한 골이 이제 들어갔다. 많은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이 더 크다”는 담백한 소감을 남겼다.

조현우도 이름값을 했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숱한 선방으로 대표팀 주전으로 도약한 그는 파울루 벤투~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선 백업으로 밀렸다가 이번 아시안컵 2차전부터 골문을 지켰다. 최선을 다했으나 실점이 너무 많아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웠다.

다행히 결정적 순간 활짝 웃었다. K리그 최고 골키퍼답게 11m 룰렛에서 사우디 3, 4번 키커를 울렸다. 그는 “승부차기는 미리 준비해 자신 있었다. 지난 경기는 잊고 호주전을 잘 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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