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LG 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LG 트윈스는 지난해까지 ‘선발야구’와는 거리가 먼 팀이었다. 국내 선발진에 약하다는 약점을 지니고 있었다. 또 지난해에는 1선발을 맡아온 외국인투수 케이시 켈리가 기복을 드러냈다. 지난해 선발진의 총 투구이닝은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또한 8위에 그쳤다. 그럼에도 질과 양에서 다른 구단들을 압도한 불펜을 앞세워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랐다. 그랬던 LG가 올해 다시 선발야구에 도전한다.

염경엽 LG 감독은 2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최대한 오래 끌어간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5선발인 손주영을 제외하면 4선발까지는 충분히 그럴 만한 능력과 경험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110개 이상 던지게 한다는 것은 아니다. 100개 정도에서 6이닝 정도를 소화하는 쪽으로 선발투수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 이글스와 개막 2연전에선 염 감독의 의도대로 선발투수들이 버텨줬다. 23일 개막전 선발로 나선 디트릭 엔스는 6이닝 동안 89구를 던지며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4일에는 임찬규가 93개의 공으로 아웃카운트 18개를 잡아내며 3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2경기 연속 QS였다.

올 시즌 LG에 선발야구가 중요한 이유는 불펜의 뎁스가 지난해와 다르기 때문이다. 마무리투수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비롯해 정우영, 함덕주, 이정용(상무) 등이 이탈했다. 정우영과 함덕주는 재활 중이다. 지난해 믿음직한 활약을 펼친 박명근~백승현~유영찬으로 필승조 라인업을 새로 구축했다. 그러나 불펜의 양과 질 모두 지난해보다는 떨어진 가운데 출발선에 섰다. 그렇기에 시즌 초반 원하는 성적을 거두려면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길게 버텨줘야 한다. 불펜의 기대주들이 궤도에 올라서기 전까지는 선발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LG다.

잠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