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3-2024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현대모비스 이우석이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그러나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PO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현대모비스 가드 이우석(25·196.2㎝)은 위풍당당함으로 현장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6글자 출사표’를 묻자 “기다려 조상현(창원 LG 감독)”을 외치며 “다른 건 필요 없다. 4강 PO에 오르겠다”고 하더니, 6강 PO 상대인 수원 KT 허훈(29)을 향해선 “훈이 형이 자신 있다고 하는데, 나도 자신 있다. 훈이 형은 내가 막겠다”고 결투를 신청하기도 했다.
이우석의 도발은 계속됐다. 송영진 KT 감독을 향해선 “정규리그 때 보면 화가 많아 보이시는데, 6강 PO 때도 화가 많이 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송 감독은 “표정을 밝게 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시리즈 전적 3대0으로 끝낼 테니 내가 크게 화낼 일은 없을 것 같다”며 허허 웃을 뿐이었다.
예능감도 뽐냈다. 허훈이 “노래 한 소절로 PO에 임하는 각오를 표현해달라”고 요구하자 “한 번 해보겠다”며 가수 비비의 ‘밤양갱’을 개사해 불렀다. “달디 단 모비스.” 이우석의 남다른 재치에 행사를 지켜보던 KBL 관계자들은 흐뭇해했고, 허훈도 “이번에는 인정한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우석은 올 시즌 코트에서도 빛났다. 정규리그 52경기에서 평균 30분49초를 뛰며 11.3점·5.1리바운드·3.3어시스트를 마크한 현대모비스의 핵이다. 그러나 역대 PO 7경기에선 평균 7.3점·4.1리바운드·1.4어시스트에 그쳤고, 신인상을 수상한 2021~2022시즌 6강 PO에선 1차전 직후 종아리 부상을 당하는 아픔도 겪었다. 그렇다 보니 정상 컨디션으로 뛸 수 있게 된 올 시즌 PO를 앞두고는 투지가 샘솟는 듯한 모습이었다.
역시나 마지막 각오만큼은 진지했다. 그는 “부상 없이 PO 무대에 나서는 게 처음이라 굉장히 설레고 간절하다”며 “플레이 하나하나 소중히 여기며 신중하게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산 스포츠동아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