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간판스타 강백호가 공·수 겸장 포수로 거듭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T 위즈 강백호(25)가 공·수 겸장의 포수로서 가치를 높이고 있다.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포지션을 바꾼 사실이 무색하게 ‘투수 리드 능력이 탁월하고, 노련하다’는 평가까지 이어지고 있다. 또 타격 3개 부문(홈런·타점·득점) 타이틀을 다투는 리그 최정상급 타자이기도 하다. 강백호는 “상대 투·타를 모두 공부해야 해 할 일이 많아졌지만, 그만큼 사명감이 커져 오히려 기쁜 마음”이라며 “우리 투수가 성과를 내면 내가 더 기쁘다”고 웃었다.
●“투수의 강점을 살려야죠”
강백호는 올 시즌 131.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다. 이제는 우익수 수비(24이닝)를 보는 장면이 도리어 낯설다. 당초 경기 후반 주전포수 장성우의 체력안배가 필요할 때 나서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포수로서 선발출장 횟수(16경기) 또한 늘었다. 블로킹과 도루저지는 발전 가능성을 보이고 있지만, 무엇보다 투수 리드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장재중 KT 배터리코치는 “고교 시절 이후 8년 만에 포수를 맡았는데도 볼배합을 센스 있게 잘 해내더라”고 칭찬했다.
팀 내 주요 투수와 호흡 역시 좋다. 2018년 입단 동기이자 불펜 필승조인 김민은 강백호와 평균자책점(ERA) 2.35, 이닝당 출루허용(WHIP) 0.78을 합작했다. 마무리투수 박영현(ERA 1.35·WHIP 1.05) 또한 강백호와 좋은 호흡을 자랑했다. 박영현은 “(강)백호 형이 내주는 사인대로 던졌더니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형과 호흡이 잘 맞는다”며 “(6월 30일 수원 삼성과 더블헤더 제2경기에서) 형이 타석에서 홈런으로까지 해결해주더라”고 말했다. 강백호는 “상대 타자의 대응을 보며 우리 투수의 그날 가장 좋은 공을 살리려고 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KT 간판타자 강백호가 올 시즌 커리어하이를 작성할 태세다. 스포츠동아DB
●“올해는 제 홈런 기록 깨고 싶어요”
강백호는 6월 30일 수원 삼성과 더블헤더 제2경기까지 올 시즌 82경기에서 타율 0.309, 22홈런, 66타점을 기록했다. 단순 계산으로 39홈런, 116타점에 이를 수 있는 페이스다. 40홈런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 기록을 쓴 2018년(29홈런)과 2021년(102타점)을 모두 뛰어넘을 태세다. 강백호는 “(데뷔 첫 30홈런은) 쳐야 하고, 또 칠 때가 됐다”며 “원래 안타나 홈런 개수를 두고 ‘몇 할을 치겠다’거나 ‘홈런 몇 개를 치겠다’고 말하지 않지만, 올 시즌만큼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넘어서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